[기고] 플라스틱 커넥션(plastic connection)

[기고] 플라스틱 커넥션(plastic connection)

기사승인 2019-08-13 08:40:27

쓰레기 처리비용 1t에 10~30만 원을 가로채는 검은 커넥션으로, 전국에 235개나 되는 120만t의 쓰레기 산이 솟아오르고 있다. 의성 쓰레기 산은 10m 높이에 17만t이나 되는 태산을 무단방치하고 처리비 28억 원을 횡령하였으나, 100억 원의 국가 예산으로 처리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대부분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전국의 120만t을 소각 처리하려면 10년에 걸쳐 36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

이렇게 쓰레기 커넥션이 형성된 원인은 한마디로 쓰레기처리시설이 부족한 데다가, 중국이나 동남아로 수출이 막혀버리고 쓰레기발생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이 플라스틱 쓰레기로써 소각처리가 불가피하나, 소각장 건설이 환경오염 문제로 어렵고 장기간 소요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아무런 대책도 없이 편리하고 값싼 플라스틱을 남용한 업보이다.

이러한 업보를 해소할 방안은 무분별하게 사용하던 플라스틱을 더는 버리지 말아야 하며, 지금까지 버려진 플라스틱을 전부 거둬들여 처리해야 한다. 그리고 편리한 만큼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재활용으로 자원도 절약하여,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플라스틱 이용을 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플라스틱 생산자는 의무적(유상)으로 회수하고, 플라스틱 사용자는 반드시 재활용이나 반품(유상)을 할 수 있도록, 법과 규정을 정하여 엄격하게 시행해야 한다.

늦다고 생각할 때가 빠르다는 교훈을 거울삼아 지금 당장 플라스틱 투기행위를 멈추는 것이 급선무이며, 거둔다고 방심하여 다시 버리게 되면 지금 같은 오염상태가 지속ㆍ심화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더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아야 한다.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으로 손꼽히는 플라스틱은 너무나 유용하고 광범위하게 쓰이므로, 앞으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미국 CNN방송까지 세계적 망신을 당한 의성 쓰레기 산은 지금은 육지에 머물러 있지만, 자외선과 풍화작용으로 플라스틱은 5mm 이하로 미세하게 산산조각이 나서 바람과 빗물을 타고 강과 바다로 흘러들어 가게 된다. 그리고 치명적인 사태가 발생한다. 그 미세플라스틱이 먹이사슬로 미생물과 어패류를 통하여 결국 우리 몸속으로 흡수되는 것이다.

충격적이게도 1인당 연간 10만 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조각을 이미 섭취하고 있으며, 플라스틱 쓰레기 오염으로 연간 40만~100만 명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 매년 100만 마리의 바닷새가 죽고, 10만 마리의 바다 포유류가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죽는다고 한다. 이 미세플라스틱은 프라스틱비즈(plasticbeads), 마이크로플라스틱(microplastics)이라고도 하며 일차적으로는 화장품, 세제, 치약 등 미세플라스틱 알갱이로 만들어진 것이며, 이차적으로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5mm 이하로 쪼개져서 만들어진 것이다. 어느 것이나 150~500년 산화되지 않은 채 죽음을 부르는 저승사자인 셈이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서도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18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 세계적으로 매년 800만 톤이 바다에 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전국에서 이번에 조사된 235개 120만t 쓰레기 산 외에도, 최근 공장, 창고, 지하의 불법 쓰레기 추가발견으로 업계에서는 200만t 이상 된다고 한다. 야밤에 남의 땅에 불법매립을 하고, 3000만 원 공장임대 후에 쓰레기처리비용 18억 원어치 1만t을 쌓아놓고 잠적했다고도 한다.

‘내 조국은 플라스틱으로 덮여있습니다.’ 아프리카 환경운동가의 절규처럼, 연간 코카콜라 300만t, 네슬레 170만t 등 선진국에서 플라스틱을 과소비한 뒤 후진국으로 쓰레기를 수출해버리고, 국내에서는 쓰레기 산으로 버려두는 검은 커넥션을 잘라내야 한다. 21c 미래의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이러한 환경오염과 불평등사회를 극복하고, 지구와 인간이 친환경적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
권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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