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5개 대학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대학가에 조 후보자로 인한 소란이 계속되며 학생들 사이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28일 오후 7시30분 서울 관악구 교내 아크로 광장에서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제2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열었다. 8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여한 집회는 총학의 입장문 발표를 시작으로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재학생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법무부장관 자격 없다. 학생들의 명령이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조국STOP’ 피켓을 흔들었다.
이날 도정근 총학 회장은 “조 후보자는 밤낮없이 연구하고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줬다”며 “쏟아지는 의혹들에 ‘문제 될 것 없다’고 일관하는 조 후보자는 법무부장관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집회에 참여한 서울대 재학생 김모씨는 “불평등이 대물림되는 모습을 조 후보자가 보여줬다”고 말했다. 재학생 임모씨는 “조 후보자는 사법개혁의 적임자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인 특권층”이라고 비판했다.
검찰 조사로 학내 분위기가 격앙됐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재학생 강모씨는 “학교가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소식을 당일 뉴스를 통해 알게 돼 당황스러웠다”며 “학생들이 조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의 심각성을 실감하게 된 계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장학복지과는 지난 27일 조 후보자 딸 조모(28)씨의 장학금 부정수급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조씨는 지난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입학해 서울대 총동창회 산하 장학재단 ‘관악회’로부터 같은 해 1학기와 2학기에 각각 401만원씩 2회 장학금을 받았다. 당시 조씨는 1학기에는 최소학점인 3학점을 이수했으며2학기에는 개강 1개월 뒤 질병휴학계를 제출해 수업을 거의 듣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씨가 당시 장학금 수혜 자격이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밖에도 고려대학교,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공주대학교 등 5개 대학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조씨의 고교시절 대학 연구실 인턴십, 논문 작성, 대학입학, 장학금 수여 관련 기록을 확보했다.
조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모든 의혹을 성실히 해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한다”며 “당시 존재했던 법과 제도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 제도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말았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의 청문회는 다음 달 2일과 3일 열릴 예정이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