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 차경희 교수, 봉동생강 활용 고문헌 속 음식 재현

전주대 차경희 교수, 봉동생강 활용 고문헌 속 음식 재현

기사승인 2019-09-17 15:46:41
전주대(총장 이호인) 한식조리학과 차경희 교수가 고문헌 속 전통지식을 이용해 생강 관련 음식을 재현하는 성과를 거뒀다.

17일 전주대에 따르면 차경희 교수는 재래종인 전북 완주군 봉동 생강을 이용해 고문헌 속 생강정과(生薑正果), 강란(畺卵), 통신병(通神餠), 노랄병(老辣餠)을 재현하고 생강잼을 개발했다.

생강정과, 강란, 통신병, 노랄병 등의 4가지 음식은 1400~1900년대에 생강을 주재료로 활용한 사례이다. 생강정과는 저민 생강을 꿀물에 졸인 음식으로, 궁중잔치에 빠지지 않았던 음식이다.〈의궤(儀軌)〉, 〈수운잡방(需雲雜方)〉, 〈주방(酒方)〉, 〈해동농서(海東農書)〉, 〈규합총서(閨閤叢書)〉 등을 참고하여 재현했다. 강란은 조선시대 다과상에 자주 올랐던 고급 과자인데, 〈의궤〉, 〈규합총서〉, 윤씨〈음식법[饌法]〉, 〈규곤요람(閨壼要覽)〉, 이씨〈음식법(飮食法)〉 등의 기록을 토대로 재현했다. 통신병과 노랄병은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정조지(鼎俎志)를 활용하여 재현하였는데, 통신병이라는 명칭은 생강의 더운 성질이 몸을 따뜻하게 하여 기를 잘 통하게 한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노랄병은 찹쌀가루에 생강즙과 계피가루를 넣고 빚어 삶은 떡을 생강가루가 들어간 팥고물을 묻힌 떡인데, 소화가 잘 되고, 비장과 위장의 효능을 좋게 한다. 생강과 계피의 성질과 맛은 묵은 것일수록 몹시 맵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차경희 교수는 “생강을 활용한 음식이 시중에 많지만 생강 자체가 매운 맛이 강하기 때문에 설탕을 첨가해 달게 먹는 생강청이라든지, 생강과 다른 재료를 혼합해 만든 음식이 현재 대부분이다"면서 "국내외 자료를 찾아봐도 아직까지 생강 자체를 이용한 생강잼은 발견하지 못해 아직 시행착오에 있지만 생강쨈 개발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생강쨈은 매운 맛을 제거한 생강을 갈아 설탕을 넣고 졸인 후 산을 첨가하여 만든 잼이다. 빵이나 과자에 발라서 먹을 수도 있고, 각종 드레싱을 만들 때 생강 대신 사용할 수 있다. 육류나 생선의 조리 시 잡내를 제거하고, 맛을 강화하는 용도로 유용하다.

봉동 생강은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전주의 특산물로, <여지도서>에는 전주의 특산물이자 진상품으로 기록돼 있다. 생강의 효능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의학서인 <동의보감>, <향약집성방>을 비롯, 정약용의 <다산방> 등에 자세히 언급돼 있다. 생강의 특징은 몸의 혈액순환을 돕고 체온을 증가시켜 감기를 낫게 하는데 이용됐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고문헌 속에 등장하는 생강은 오늘날에도 국내와 해외에서 다양한 제품으로 가공되어 판매되고 있다.

차경희 교수의 전통음식 콘텐츠 개발은 한국고전학연구소(소장 변주승)가 2018년 선정된 농진청 농업기술경영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이 사업은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임원경제지> 등 고문헌에 나타난 농산업 전통 지식정보를 지역 특산물 마케팅, 음식문화콘텐츠, 전통시장 홍보, 스토리텔링 개발 등 현대적으로 활용하려는 연구사업이다.

이 사업의 연구책임자인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김건우 교수는 “이번 생강 관련 음식의 재현과 생강잼의 개발 시도는 전통 농산업 지식 정보를 현대적으로 활용하는데 의미가 있으며, 나아가 지역 특산물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참여연구진은 전주대학교 변주승·차경희·김건우·서종태 교수를 비롯해 외부 전문가인 예원예술대학교 문윤걸, 대풍바이오 문두현, 완주문화재단 황경신 선생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주=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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