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 정보보호 '나 몰라라'…“예산만 책정한 채, 실제 투자는 방치”

금융사들 정보보호 '나 몰라라'…“예산만 책정한 채, 실제 투자는 방치”

기사승인 2019-10-07 09:40:34

은행·카드사·보험회사 등 국내 금융회사들의 정보보호 노력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독규정에 따라 정보보호 예산만 책정한 채, 실제 투자는 계획된 예산대로 집행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7일 금융감독원이 김정훈 의원실(부산 남구갑)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2018년까지 지난 5년간 은행권의 정보보호 예산 집행률은 74.7%, 카드사 76.1%, 생명보험사 78%, 손해보험사 82.5%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올해 8월까지 국내 금융회사의 정보보호 예산 집행 실적은 더욱 저조했다. 8월까지 은행권(19개)의 정보보호 예산 집행률은 41.8%에 불과했으며, 카드사(8개)는 44.8%, 생명보험사(24개)는 45.8%, 손해보험사(19개)는 49.1%로 책정된 예산을 절반 이상 집행한 금융권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 자세히 보면 지난 5년간 정보보호 예산 집행률이 가장 저조한 은행은 케이뱅크은행이다. 케이뱅크는 2017년~2018년 53.0%의 집행률을 보였다. 뒤이어 ▲농협은행 55.9% ▲부산은행 56.6% ▲대구은행 67.1% ▲경남은행 69.5% 등의 순이다.

올해만 놓고 보면 8월까지 집행률 최저 은행은 부산은행으로 집행률이 겨우 26.9%에 불과했다. 다음으로 ▲국민은행 27.5%, ▲제주은행 29.4%, ▲농협은행 33.5%, ▲수협은행 35.3% 등의 순이었다.

카드업권에서는 지난 5년간 KB국민카드가 59.2%로 가장 낮은 예산 집행률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신한카드 61.1% ▲롯데카드 66.9% ▲비씨카드 81.1% ▲우리카드 81.3% 등의 순이다.

올해 들어서는 KB국민카드의 집행률이 32.3%에 불과했으며, 다음으로 ▲삼성카드 40.8% ▲신한카드 43.0% ▲하나카드 49.6% ▲비씨카드 53.6% 등의 순서를 보였다.

생명보험사 가운데는 DGB생명보험이 45.8%로 지난 5년간 가장 낮았으며, 올해는 ▲비엔피파리바 카디프생명보험과 교보생명보험이 각각 26.9%, 27.6%의 집행률을 기록했다. 

손해보험사는 더케이손해보험이 49.6%로 가장 낮았으며, 올해는 코리안리재보험과 악사손해보험, 미쓰이스미토모해상화재보험(한국지점)이 20%대 집행률을 보였다.

김정훈 의원은 “금융회사가 정보보호에 대한 투자를 규정에 근거하여 계획대로 투자하지 않을 경우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전자금융서비스 품질이 저하되고, 사이버 침해와 전산장애 등 전자금융사고에 대한 대응 능력이 약화되어 금융소비자 불편 및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원은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의 정보보호예산 편성비율과 정보보호예산 집행현황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특히 ‘전자금융감독규정’을 개정해 정보보호 예산의 일정 비율 책정뿐만 아니라 집행 역시 의무화하는 등 정보보호예산 집행률 강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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