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직격’ MC “비판 새기겠다, 하지만 ‘친일방송’ 지적은…”

‘시사직격’ MC “비판 새기겠다, 하지만 ‘친일방송’ 지적은…”

‘시사직격’ MC “비판 새기겠다, 하지만 ‘친일방송’ 지적은…”

기사승인 2019-10-28 11:51:33

KBS1 시사 교양프로그램 ‘시사직격’ 측이 극우 성향 발언을 방송에 내보내 논란이 일자, 이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임재성 변호사가 28일 SNS를 통해 “많은 분들이 왜 분노하시는지 이해하고 납득한다”고 사과하면서도 “‘친일방송’, ‘매국방송’이라고 비판하신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과, 해명 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임 변호사는 우선 논란이 된 ‘한일관계, 인식과 이해 2부작 - 2편 한일 특파원의 대화’ 편의 기획의도에 대해 “한국과 일본 사회가 가진 ‘현재의 양국에 대한 인식’을 양국의 대표적 진보-보수 신문의 특파원 출신 기자들을 통해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발언을 한 일본 산케이 신문 구보타 루리코 해설위원과 조선일보 선우정 부국장 겸 사회부장을 섭외한 이유로는 “아베 정권 하에서의 산케이는 일본 정부와 오피니언 그룹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매체다. 조선일보에 비판적이든, 그렇지 않든 조선일보가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판매부수와 영향력은 부인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한일관계가 어려움에 봉착한 원인은 문재인 씨의 역사관 때문”이라는 구보타 해설위원의 발언과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받은 돈으로 경제성장을 이뤘으니 이 돈으로 피해자들에게 배상하자’는 선우 부장의 주장 등 논란이 된 내용에 관해선 “토론에서 일방의 발언이 프로그램 전체의 의도나 평가로 즉각 이어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들 주장이 곧 ‘시사직격’의 입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구보타 해설위원의 발언을 편집하지 않고 방송에 내보냈다는 지적엔 “그러나 그런 인식이 일본 사회에 존재하고, 또 극단적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에 ‘대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목표가 과연 방송에서 충분히 구현되었는가라는 지적에는,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사과했다.

조선일보 기자의 주장 역시 “대법원 판결과 반대되는 주장과 분석이지만, 법률가들과 학계에서 소수파라고 평가하기 어려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식”이라면서 “프로그램 내에서 충분히 논박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이 역시 우리가 ‘대면’해야 할 우리 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목소리”라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또한 “대법원 판결은 정의로운 판결”, “일본 기업은 사과하고 배상할 기회를 놓친 것” 등 한겨레·아사히 기자들의 반론도 이날 방송이 다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방송매체의 특성상 ‘세게’ 이야기하는 것이 인상에 남기 쉽다. 한겨레·아사히 기자들의 발언이 시청자분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을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반론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한 것 아니냐’, ‘산케이·조선일보 기자들의 입장만이 부각됐다’라는 비판은 역시 새기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방송한 ‘시사직격’에선 보수·진보 정향의 한일 기자 4명이 출연해 현재 한일관계를 진단해보자는 취지로 대화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극우 성향의 발언이 그대로 전파를 타자, 시청자들은 ‘당장 사과하고 폐지하라’, ‘이런 방송에 왜 시청료를 내야 하나’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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