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가 문화재청과 함께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99호 청원루와 제200호 체화정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14일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안동 청원루는 1618년경 김상헌에 의해 본향인 풍산 소산마을에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건립됐다. 김상헌은 청서파의 영수로 조선 유학에 미친 영향이 대단한 인물로 알려졌다. 병자호란 때에는 청에 항복하기를 끝까지 반대하다가 청나라에 끌려가 갖은 곤욕을 치른 후 참형에 처해 진 윤집, 홍익한, 오달제와 함께 삼학사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청원루는 경상도 지역에서 드물게 ‘ㄷ’자 평면구성을 띠는 매우 희귀한 정자형 별서(別墅) 건물이다. 17세기 향촌 사회 유력 가문(서인 청서파의 영수 김상헌)의 건축 형태를 엿볼 수 있는 시대성과 계층성이 반영된 연구 자료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17세기 재지사족의 건축적 특징이 잘 드러난 부분 하나로도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있는 데다 난간과 머름을 포함해 장식이 극히 배제된 전반적인 건축의 조형성이 강직한 선비의 성품을 잘 드러내고 있어 인문적인 요인이 어떻게 조형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 17세기 중창 때의 모습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고 건물의 전체 구성이 같은 맥락으로 이어져 있어서 완전성을 갖춘 건물로 평가받고 있다.
안동 체화정은 1761년 만포(晩圃) 이민적(李敏迪)이 학문을 닦기 위해 세웠다. 그의 맏형인 옥봉(玉峰) 이민정(李敏政)과 함께 이곳에 기거하며 형제의 우애를 돈독히 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체화정이라는 당호는 형제간의 화목과 우애를 상징하는 것으로 시경(詩經)에서 인용했다. 당호 현판의 글씨는 사도세자의 사부를 지낸 삼산 류정원이 썼다고 알려졌다.
체화정은 많은 시인 묵객이 방문해 적은 시판이 게시돼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역사적 가치를 파악할 수 있다. 체화정의 연지는 별서정원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사상인 신선 사상과 음양론, 천원지방설 등의 영향을 받아 방형의 연지와 세 개의 원형 섬을 조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별서정원에서 나타나는 사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체화정의 창호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하고 창의적인 모습으로 18세기 후반 조선 후기 목조건축의 우수한 수준을 잘 드러내고 있다. 정자의 전면에 연못과 세 개의 인공섬을 꾸미고 적극적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조성해 조경사적 가치도 높은 건물로 평가된다.
정길태 안동시 문화유산과장은 "두 건물은 17세기, 18세기의 건축사 연구에서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아 국가지정문화재(보물) 지정 대상으로 예고됐다"며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최종 지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동=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