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예배 안갔다고 해라”…신천지, 신도들에게 ‘행동요령’ 공지

“그날 예배 안갔다고 해라”…신천지, 신도들에게 ‘행동요령’ 공지

기사승인 2020-02-19 14:38:18

[대구=쿠키뉴스] 최재용.최태욱 기자 = 신천지예수교회 신도 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교회 측이 내부 공지를 통해 소속 신도들에게 거짓 대응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등 SNS에는 ‘신천지 공지내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공지에는 “현재 대구 코로나 확진자 관련으로 S 얘기가 많이 나오면서 가족들이 S 노출 및 핍박자들에게 S에 대해서 언급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적혀있다. ‘S’란 신천지를 뜻한다. 

이어 “핍박자들 현재 상황들 빠르게 확인해 대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며 “추가로 공지 내려온 것처럼 ‘텔레 투넘버 설정 및 폰 정리’ 꼭 시행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했다.

대처방향도 알려주고 있다. 우선 ‘S가 오픈된 사람 중 부정적 인식이 없는 경우’에는 “그날은 예배 안 갔다. 내가 친구랑 놀러 간 날 그 사람이 예배드린 거 같더라”, “거기 말고 난 다른 데서 예배드렸다”고 대답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S 노출된 사람 중 S 안가는 콘셉트’의 경우 “부모님 덕분에 내 건강을 지키게 됐다며 감사함 표하기”, “나랑 S와는 전혀 관계가 없음을 확실하게 표시하기”를 일러주고 있다.

‘S 의심받는 사람’은 “나랑 S와 관계없음을 확실하게 표시하기”, “S에 코로나가 있는 것이 나랑 무슨 관계냐? 내가 코로나 걸렸으면 좋겠냐?”고 말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이 공지는 신천지 섭외부가 신도들에게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는 지난 18일 61세 여성 신도가 31번째 환자로 확인된 데 이어 19일에는 이 확진자와 함께 교회에 다닌 10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다른 1명은 31번 환자와 병원에서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31번 환자는 일요일인 9일과 16일 오전 8시 예배에 참석했고, 16일 예배당에는 460명의 교인이 동석했던 것으로 신천지 측은 설명한 바 있다

신천지 내부를 잘 아는 이들은 일요일마다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본 신천지 신도가 평소 8000명 수준이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정오 예배 때에는 상당히 많은 신도가 몰렸다는 목격담도 나온다.

또 신천지 측이 보통의 교회와 달리 일요일은 물론 수요일에도 신도들에게 교회 예배에 오도록 했다는 경험담도 있어 당국이 확진자와 신도 간 접촉 실태 파악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교회 전직 신도도 "신천지는 전국을 12개 지파로 나눈다. 각 지파본부마다 섭외부가 있다"며 "다대오지파인 대구교회 섭외부에서 소속 신도들에게 내부 공지를 넣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gd7@kukinews.com

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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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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