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는 코로나발 위기 국면...차기 병원협회장 누가 될까

병원계는 코로나발 위기 국면...차기 병원협회장 누가 될까

10일 병협회장 선거...기호1번 정영호·3번 김갑식 2파전

기사승인 2020-04-10 03:00:00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병원들이 전반적인 경영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코앞으로 다가온 차기 병원협회장 선거에 관심이 모인다. 

병원현장에서는 '코로나발 위기' 대응은 물론 의료인력 부족, 의료전달체계 개편 등 산재한 현안을 이끌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흘러나왔다.

대한병원협회는 10일 오후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제40대 대한병원협회장 선거를 실시한다.

이번 선거 입후보자는 기호 1번 정영호 중소병원협의회장(한림병원장), 기호 3번 김갑식 서울시병원회장(동신병원장) 두 명이다. 당초 정영진 경기도병원회장이 기호 2번에 이름을 올렸지만, 전날인 9일 사퇴의사를 밝혔다.

기호 1번 정영호 후보는 '합리적인 의료전달체계 구축'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 후보는 입후보자 자기소개를 통해 "지금까지의 의료인력 정책과 의료전달체계로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를 유지할 방법이 없다. 인력수급의 해소와 국고재정의 투입 두 가지 수단을 통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는 길만 이 모든 보건의료공급주체들이 상생하고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라 믿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병원계의 피해를 조속히 복구하고 의료인력 수급난 해소와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반드시 이루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기호 3번 김갑식 후보는 '병원 경영 정상화'에 방점을 찍었다. 김 후보는 입후보자 자기소개에서 "지속되고 있는 저수가 정책과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급속한 확대로 간호인력난이 심화되고, 부실한 의료전달체계로 인해 회원병원들의 혼란과 고충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현안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병협, 국회-병협 간 협의체의 기능을 대폭 강화해 수가 정상화, 의료인력수급 안정화,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적정 수련환경 조성 등 환경이 구축될 수 있도록 대정부, 대국회 협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공약했다. 

선거를 앞둔 병원현장에서는 새 리더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엄중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대응뿐만 아니라 급격한 환자 감소로 인한 경영난에 직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령화·원격의료 등 급격한 병원환경 변화로 인한 문제도 풀어나가야 한다.

실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지역병원협의회가 중소병원 227곳을 대상으로 올해 2·3월의 외래환자 변화를 조사한 결과, 2월 외래환자 수가 평균 16.3% 감소, 3월은 평균 3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매출액 또한 2월은 8.4%, 3월은 32.4% 줄어들었다.

병원계의 한 인사는 "3월 한 달만 약 30억 적자를 봤다. 코로나19가 더 길어진다면 한 달 한 달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여야 하는 데 병원장들이 은행 융자를 받으려고 뛰어다니는 상황이다"라며 "의료진과 의료기관이 질병과의 싸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새 회장에 바라는 점으로 "코로나19로 간호인력 등 의료인력 부족문제는 여실히 드러났다. 대구지역의 경우 여러 병원들이 의료인력 부족으로 상당히 고생하지 않았나. 그동안 현장에서 부족하다고 이야기해왔던 것들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라며 "어떤 문제보다 의료의 질을 높이는 인력 수급분야에서 리더십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한국형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관련 창의력을 발휘해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또 다른 의료계 인사 B는 "의료전달체계와 관련해서는 혁신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부도 의료계도 비현실적이고 단편적인 논의에만 그쳤다. 돈만 주는 방식이 아니라 기본적인 지역의료 활성화에 집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특히 우리 민간병원들이 최상의 역할을 했다. 민간이 공공의 역할을 했을 때의 보상책이 필요하다. 앞으로 비슷한 감염병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진만큼 공공역할을 한 민간병원에 과감한 지원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중소병원의 어려움을 잘 살펴 대형병원 위주의 '가분수 병원체제'를 혁신하는 원년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병협회장 선거는 간선제로 진행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임원선출위원 총 39명이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각각 지역별 단체 19명, 직능별 단체 20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병협은 정기총회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고, 2m이상 좌석 배치 등 감염병 예방법에 준한 예방수칙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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