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트윗으로 경질하며 망신을 준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한 백악관의 필사적 시도가 막판까지 계속되고 있다.
600쪽 분량에 달하는 회고록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몰고 간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내막은 물론 북미정상회담의 비화도 상세히 담겨있을 것으로 보여 출간 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존 아이젠버그 백악관 부고문은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이 이달 23일 출간된다는 것을 알게 되자 여전히 회고록에 기밀사항이 포함돼 있고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고 연합뉴스가 인용 보도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이 문제가 될 수 있는 기밀 대목을 편집해 19일까지 넘겨주겠다고 했다. 출간을 불과 나흘 남겨둔 시점이다.
아이젠버그 부고문은 볼턴 전 보좌관측에 보낸 서한에서 “누설금지 합의에 서명할 때 조언한 대로 기밀사항의 미승인 공개는 외국 세력에 이용당할 수 있으며 미국의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위 당국자들은 직에서 물러날 때 재직 중 얻게 된 기밀정보를 누설하지 않는다는 각서에 서명을 하고 볼턴 전 보좌관도 마찬가지다. 백악관의 경고는 회고록 출간 강행시 볼턴 전 보좌관이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위협인 셈이다.
이에 대해 볼턴 전 보좌관은 할 만큼 했다며 23일 출간을 강행할 태세다. 그는 이미 백악관의 우려를 반영해 회고록의 수정을 마쳤다는 입장이라고 NYT는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의 변호사인 척 쿠퍼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몇 달간 회고록 출간을 두고 백악관과 벌여야 했던 지루한 싸움에 대해 낱낱이 폭로했다. 자신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회고록 초안을 보낸 게 작년 12월 30일이고 백악관이 내용 검토를 이유로 시간을 끌면서 당초 예정된 3월 출간을 놓쳤다는 것이다.
이후로도 볼턴 전 보좌관이 NSC 당국자들과 여러 차례 만나고 접촉했으나 아직 출간을 승인한다는 공식 서류는 받지 못한 상태라고 쿠퍼 변호사는 주장했다. 그는 “볼턴 전 보좌관을 검열하려는 구실로 국가안보를 꺼내든 뻔 한 시도”라며 “이런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며 회고록은 6월 23일 출간될 것”이라고 밝혔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자신의 트윗에 기고문을 올려놓으며 ‘반드시 읽어야 할 기고문’이라고 적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부터 작년 9월까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재직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인사여서 회고록에 생생한 뒷얘기가 담겨있을 가능성이 커 워싱턴 정가에 관심이 컸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고록 출간을 막는 데 필사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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