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쿠키뉴스] 최태욱 기자 = “일본에 취업한다면 연봉, 워라벨, 회사 복지 등 한국에 비해 우수한 조건으로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이 결코 헛된 노력이 아니기 때문에 딱 3년만 눈감고 열심히 하면 앞으로 20년, 30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말해주고 싶다.”
지난달 30일 오후 모교인 영진전문대를 찾은 지세리(27·일본 익스피디아 그룹)씨가 후배들을 응원하며 전한 말이다.
지난 2015년 일본 대기업인 NTT커뮤니케이션즈에 입사한 그는 2012년 영진전문대 입학 당시 전남지역 국립대 컴퓨터공학과를 동시 합격했다.
하지만 일본 취업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안고 주위 만류를 뿌리치고 순천서 대구로 유학해 일본 취업에 성공했다.
“지금 대학 입학 당시로 돌아간다고 해도 영진을 택했을 것이다. 광주의 4년제 대학에 갔으면 고교, 중학교 친구들이랑 어울려 매일 술 먹으면서 지냈을 겁니다. 먼 지역에 와 일본 취업에 매진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봅니다”라고 밝혔다.
특강이 진행된 이 대학교 정보관 국제세미나실에는 컴퓨터정보계열 청해진사업 연수 참여 학생, 일본취업반 1~2학년 등 후배 130여 명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득 메웠고, 일본 현지생활과 회사 내 한국인 차별, 주거문제, 이직 등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일본 취업 장점에 대한 질문에 그는 높은 연봉, 외국인에 대한 차별 없는 근무환경, 특히 육아휴직을 회사 눈치 볼 것 없이 쓰는 것, 한국인으로서 적극성 등을 꼽았다.
특히 복지와 관련해서는 “20일 정도의 연차, 10일 정도의 병가 외에도 육아휴직, 건강검진, 후생연금 등 제도가 잘 돼 있고 재택근무도 가능해 출근하기 싫은 날, 저 같은 경우 특히 비 오는 날은 집에서 자주 근무한다”고 전했다.
또 플랙스타임제여서 기본 9시~6시 근무지만 아침 10시 넘어서 출근하는 직원들도 많고, 일이 없으면 4시에 퇴근하기도 한단다.
일본 취업 후 어려웠던 때가 있었는지 질문에 “첫 직장에 입사 후 일찍 일을 마치고 나오면 할 게 없어서, 그것이 어려웠다”고 했다.
도쿄에 동문이 많아 매년 겨울이면 동창회에서 선후배들을 만나 좋다는 그는 “프로젝트 매니저를 4년 정도 하다 보니 개발자 시선으로만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것 같아 실제 영업부서 소리를 듣고 싶어 기술 서포트 쪽에 지원, 일하고 있다. 여기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 프로젝트만 관리하는 것이 아닌 제품 전체를 관리하는 프로덕트 매니저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강을 들은 이혜진(21) 학생은 “일본서 개발자로 살아가는 것에 걱정이 컸지만, 오늘 선배 특강을 듣고 용기와 자신감을 얻고, 마음을 다잡았다”면서 “앞으로 어려움이 있을 때는 선배 이야기를 떠올리며 극복해 낼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인으로서 선배처럼 자랑스럽게 성장하고 싶다”고 전했다.
지세리씨는 “코로나19 시국에 취업 문턱이 더욱 높아진 것 같아 아쉽지만 지레 겁먹고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일본 취업은 성공할 것”이라며 후배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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