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오르는 거 아냐?” 부동산 증세에 떨고 있는 세입자들 

“월세 오르는 거 아냐?” 부동산 증세에 떨고 있는 세입자들 

재산세 감면에도 공시가 현실화, 증세로 이어져
세부담 증가, 월세 올려 부담하겠다는 집주인들
5년 2개월간 내리던 월세, 9월부터 상승세 진입

기사승인 2020-11-05 05:00:29
▲쿠키뉴스 DB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세금 늘어난 만큼 월세 오르는 거 아닌가 걱정되네요” 

5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정부가 3일 발표한 ‘공시가격 현실화 및 재산세 완화 방안’을 두고 이러한 글이 올라왔다. 정부의 이번 부동산 대책이 사실상 증세로 드러나면서 집주인들이 늘어난 세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다.

발표된 내용을 보면 정부는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세의 90%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현실화하기로 했다. 주택의 종류와 가격에 따라 목표 달성 기간을 차등화했지만 주택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이상 공시가격은 앞으로 매년 상승하게 된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의 과세표준으로 반영되는 만큼 이는 곧 국민의 재산세 부담이 늘어난다는 말이다.

정부는 국민의 세부담을 고려해 공시가 현실화 방안과 함께 재산세 감면 방안을 내놓았다. 1세대 1주택자가 보유한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의 재산세율을 과세표준 구간별로 0.05%p씩 2021년부터 인하하기로 한 것. 하지만 서울 아파트 중간가격이 이미 9억원에 도달한 상황에서 이번 감면 조치는 비수도권 1주택자로 대상이 제한된다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 재산세와 함께 보유세 성격의 종부세는 과세표준과 관련된 공정시장가액 비율이 매년 5%p씩 인상돼 2022년 공시가격의 100%로 맞춰질 예정이다. 또한 2021년엔 ‘3주택 이상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에 대한 과세표준이 구간별로 현행 0.6%~3.2%에서 1.2%∼6.0%로 올라간다. 아울러 건강보험료 등 다양한 60여종의 부담금도 인상된다.

정부의 이번 방안을 두고 사실상 증세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늘어난 세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면 된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전세를 반전세로 돌리고 월세 받아 세금 내면 된다”, “돈 없는데 세금 오르면 월세 올리는 수밖에 없다” 등의 반응이다. 이러한 반응에 자연히 월세 인상에 대한 우려가 뒤따랐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만약 내년까지 전세가격 불안이 지속된다면 보유세 부담의 임차인 전가에 따른 전세가 상승과 보증부 월세 현상의 고통이 임차인에게 전이될 우려가 남아있다”며 “고가주택 및 은퇴한 고령층의 조세부담에 대한 불만도 쉽게 진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월세’ 이미 뛰고 있어요

▲2015년 6월 이후 5년 2개월 동안 하락하던 한국감정원의 월세가격지수는 지난 9월 처음으로 상승세로 전환했다. /자료=감정원

세부담 전가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월세 시장은 이미 보유세 인상과 임대차3법에 따른 매물 부족에 꿈틀 거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전국 주택 월세가격지수는 98.3으로 전달에 비해 0.02%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5년 6월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전국 주택 월세가격지수는 2015년 6월 통계가 시작된 이후 줄 곳 하락세를 기록해 왔다. 하지만 5년 2개월만인 지난 8월 하락세가 멈췄으며 9월에는 0.01%, 10월에는 0.02%로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 

반(준)월세도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는 마찬가지다. 10월 전국 주택 반월세가격지수 상승률은 0.08%에 달했다. 반월세는 재계약으로 오른 전세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일부분은 보증금으로, 부족한 전세금은 매달 월세로 납부하는 임대 형태를 말한다. 

반전세도 고공행진 중이다. 반전세가격지수는 10월 0.30% 증가해 전월(0.33%) 보다 증가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역대급 상승률을 보였다. 

명지대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정책으로 실거주 1주택자의 경우 본인의 세부담이 늘어나지만 다주택자의 경우 늘어난 세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며 “사실상 증세를 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합의 없이 증세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반발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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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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