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DGB대구은행을 제외한 지방은행장들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각 지방은행장들의 연임 여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지방은행의 실적이 좋지 않다 보니 순조로운 연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월 취임한 임성훈 대구은행장을 제외한 부산·경남·전북·광주·제주은행 5곳의 지방은행장들이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BNK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빈대인 부산은행장과 황윤철 경남은행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대체로 금융사 CEO들의 연임 여부는 조직 운영을 비롯해 신사업 진출 성과, 임기 내 경영실적 등이 복합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빈대인 은행장과 황윤철 은행장이 이끌고 있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경영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이 연임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부산은행의 경우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7.6% 급감한 2577억원으로 집계됐으며, BNK경남은행은 같은기간 8.9% 감소한 1481억원이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지역은행들도 같이 피해를 입었고, 이에 따른 대규모 충당급 적립 부담 등이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특히 부산은행의 실적 하락폭은 지방은행들 중 가장 큰 상황이다.
또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라임펀드를 각각 527억원, 276억원씩 판매한 판매사로서 금융감독원의 제재 여부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금감원은 은행권 인사에 대한 제재 대상을 확정하지 않다 보니 각 은행장들의 징계 가능성도 점쳐지는 만큼 연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특이사항으로는 두 행장 모두 3년의 임기를 채우고 연임을 노리고 있는 상황인데, 일반적으로 BNK금융지주 내 금융 계열사 CEO 임기는 ‘2+1년’ 제도가 유지되고 있어 연임에 성공할 경우 BNK금융의 기존 관례를 깨는 상황이 된다.
JB금융지주 은행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송종욱 광주은행장과 임용택 전북은행장도 마찬가지로 내년 3월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JB금융지주의 경우 차기 은행장 선출을 위한 통상적인 절차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해 대략적인 후보군을 정한 후 JB금융지주의 자회사CEO후보자추천위원회(자추위)에 통지한다. 이후 자추위가 다시 후보를 추려 임추위로 보낼 경우 임추위가 최종 후보자를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방식이다.
다만 BNK금융지주 계열 은행들보다 JB금융지주 내 은행들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전북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07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5.2% 감소하는데 그쳤으며, 광주은행의 순이익은 1377억원으로 같은기간 1.4% 줄어드는 선에서 머물렀다.
특히 이자이익 부문에서 두 회사 모두 훌륭한 성과를 냈는데, 광주은행은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이 430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9% 줄어드는데 그쳤다. 전북은행은 이자이익이 오히려 2.3% 늘어난 3213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의 제주은행을 이끌고 있는 서현주 제주은행장도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제주은행장의 연임 여부는 오는 17일 신한금융이 개최하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제주은행도 올해 실적을 살펴보면 연임 여부가 밝은편이 아니다. 제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5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6%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제주 지역경제도 큰 타격을 입었고, 제주은행도 함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지방은행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실적이 연임 여부를 좌우하기엔 이르다는 시선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 만큼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 상황 속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하기 위해선 CEO 교체보다는 연임이라는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며 “각 지방은행장들의 연임 여부는 내년 초가 되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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