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2020년은 코로나19라는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으로 인해 개개인의 일상생활을 비롯해 전반적인 모든 부문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비대면(언택트) 문화의 확산이 본격적으로 일상 속에 스며들면서 금융산업까지 큰 변화를 가져왔다.
카드업계의 경우 코로나19라는 전무후무한 악재 속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실물경기 침체됐음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소비활동 증가의 영향을 받아 전년동기 대비 18.9% 증가한 1조118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또한 금융당국의 혁신금융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허가된 ‘마이데이터’ 산업을 비롯해 PLCC(상업자표시 신용카드) 등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카드업계의 노력은 올해를 넘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악재에도 카드사 지표 훈풍…‘불황형 흑자’ 여전히 변수
금융소비자들의 카드 사용가 즉시 매출로 반영되는 카드업계 특성상 코로나19로 인해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의 특성상 대규모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됐고, 오프라인 카드결제 부문에선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오프라인 결제가 줄어든 만큼 비대면 결제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3분기 전체카드 승인금액은 228조4000억원, 승인건수는 56억5000만건으로 각각 전년동기 대비 5.4%, 0.3%씩 증가했다.
이 중 코로나19 2차 유행으로 거리두기 2.5단계를 처음 시행했던 지난 8월30일부터 9월13일까지 카드사의 온라인 승인금액 비중은 30%에 달했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 온라인 승인금액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불과했던 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경제난으로 인해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카드론 이용금액도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카드 대출 이용액은 53조원으로 전년동기(52조3000억원) 대비 7000억원(1.4%) 증가했다. 이 중 카드론 이용액은 25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6월말(23조원)보다 2조4000억원(10.5%) 늘어났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각종 지표들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비용 감소에 따른 ‘불황형 흑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수익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마케팅 비용이 축소되면서 비용절감에 따른 흑자가 증가한 상황. 실제로 8개 전업 카드사의 3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전년동기(16조4366억원) 대비 7.3% 감소한 15조2369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영업비용도 11.4% 감소한 12조4545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밝지 않았던 카드사들의 전망이지만, 오는 2021년 카드사들의 전망은 더욱 어둡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효과가 지속되는 가운데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인한 카드론 수익감소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카드업계는 수수료 등 기존 수익원에 의지하기보단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한 수익원 다변화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박지홍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21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카드론, 자동차금융 등 기존 고수익 비즈니스 뿐 아니라 데이터 비즈니스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카드업계, 올해는 ‘PLCC’·내년은 ‘마이데이터’…절박한 신규 먹거리 창출
카드사들은 지난 2012년부터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로 인해 꾸준히 신규 먹거리 창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올해의 경우 PLCC(상업자표시 신용카드) 열풍이 카드업계를 강타하면서 다양한 PLCC가 시장에 출시됐다.
PLCC는 카드사와 기업이 일대일로 제휴를 맺고 해당 기업의 서비스 이용 시 일반 신용카드보다 더 많은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상품들을 말한다. 협약을 맺은 기업과 수익을 나누지만 영업비용도 함께 나누기 때문에 카드사로선 리스크가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카드업계에서 PLCC를 가장 잘 활용했다고 평가받는 업체는 현대카드가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 이마트 PLCC 발급을 시작으로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쏘카 ▲이베이 등 온·오프라인 제휴사를 확보한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배달문화의 확산으로 현대·우리카드(배달의민족)와 신한·삼성카드(요기요) 등도 연이어 PLCC를 출시하고 있다.
또한 PLCC는 카드사가 최근 사활을 걸고 있는 ‘마이데이터’ 산업과도 맞물려 있다. 카드사들이 제휴 관계를 맺은 협업사가 증가할수록 마이데이터 산업 활용에 필요한 비금융 데이터 확보에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 산업은 은행, 카드, 보험 등 개별적인 금융거래 정보를 모아 금융소비자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기업은 이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상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카드업계에서는 마이데이터 산업 진출을 통해 기존 고객들을 잡으면서 신규 고객들도 함께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신한·KB국민·삼성카드는 이미 마이데이터 사업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 현대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내년 초 전까지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한 조직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마이데이터 진출을 선언한 카드사들 중 유일하게 삼성카드만 마이데이터 산업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삼성카드의 모회사인 삼성생명이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에 해당되는 ‘기관경고’ 처분을 받으면서 향후 1년간 신사업 진출 허가를 받지 못하게 됐다.
마이데이터 산업 진출과 함께 ‘ESG 채권’ 발행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주요 카드사 ESG 채권 발행 규모는 1조7100억원으로 전년동기(4400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글자를 따와서 만든 신조어를 말한다. ESG채권은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과거보다 높아진 데다 일반 회사채 대비 낮은 조달금리로 발행이 가능하다 보니 ‘이미지 제고’와 ‘조달여건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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