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중금리 공세…저축은행, 오프라인·디지털로 맞선다 

인터넷은행 중금리 공세…저축은행, 오프라인·디지털로 맞선다 

대출금리 인하·핀테크와 제휴…대출모집인 늘려 ‘대면채널’도 확대

기사승인 2021-02-03 06:10:01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올 한해 ‘중금리 대출’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고 선포했다. 이에 기존 중금리 대출 시장의 강자였던 저축은행업권서 디지털 부문 강화와 함께 오프라인 영역의 강점을 살려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인터넷은행, 중금리 대출시장 ‘공세’ 예고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비대면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는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부문에서도 고객들이 카카오뱅크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겠다”며 2021년 카카오뱅크가 적극적인 중금리 대출 시장에 진출할 것을 천명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한 데 이어 이날부터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를 0.34%p 인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카카오뱅크 뿐 아니라 케이뱅크도 2021년 중금리 대출 공급 강화를 핵심 목표로 삼았다. 케이뱅크는 기존보다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CSS)을 적용한 ‘신용대출 플러스’를 출시한데 이어 소상공인 타겟 대출과 사잇돌 대출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7월 출범을 앞두고 있는 신규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는 중금리 대출에 특화된 ‘챌린저 뱅크’가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챌린저 뱅크는 대형은행의 지배적인 시장영향력에 도전하는 소규모  특화은행을 의미한다. 토스뱅크는 중금리 대출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하게 되는 만큼 기존 금융사들과는 차별화된 신용평가모델을 적용한 상품들을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인터넷은행들이 올 한해 적극적인 중금리 대출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대출금리 내리고 디지털 강화…핀테크 업권과 ‘맞손’

이처럼 올 한해 인터넷은행의 적극적인 중금리 대출 시장 ‘공세’가 예고된 가운데, 중금리 대출 시장의 강자인 저축은행도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한 대응에 나섰다. 

가장 먼저 저축은행업권은 개인신용대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중은행들은 가계신용대출의 금리를 전월대비 0.49%p 인상시킨 반면 상호저축은행업권에서는 0.011%p를 낮췄다. 금리 인하 수치가 낮아보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폭을 따라가는 저축은행업권에서 평상시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를 통해 시중은행 대출문턱을 넘지 못한 금융소비자들의 대출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디지털 부문의 강화도 함께 진행한다. 현재 저축은행업권은 오는 3월 오픈뱅킹 도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 대형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기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편과 함께 비대면 전용 상품출시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중 기존 모바일 앱을 개편한 ‘웰컴 3.0’을 선보일 예정이며, OK저축은행은 LG CNS-뱅크웨어글로벌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해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핀테크 업체들과의 제휴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오픈뱅킹 시장의 선두주자인 핀테크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오픈뱅킹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겠다는 뜻이다. 현재 NH저축은행을 비롯해 ▲JT저축은행 ▲SBI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OK저축은행 등 총 16개의 저축은행들 토스와 업무협약을 통해 대출비교 서비스에 참가한 상황이며, 핀다는 SBI·웰컴·고려 등 저축은행 18곳이 입점해 있다. 

대출모집인 늘려 오프라인 점유율도 ‘사수’…“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중금리 시장 절박”

저축은행업권은 비대면·디지털 강화와 함께 대면 영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가장 대표적인 증거는 ‘대출모집인’으로,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대출모집인은 전년대비(3877명) 75명 증가한 3952명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금융전환이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한 2018년 말(3722명)과 비교하면 230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대출모집인은 대출상담사와 대출모집법인들을 말한다. 이들은 금융회사(저축은행)와 위탁계약을 하고 소비자 대출업무를 중개하는 대신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운영된다. 대출모집인은 시중은행만큼의 영업점이 없는 저축은행 특성상 전화나 인터넷 등 비대면 대출영업과 함께 대면영업 업무도 함께 수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영업이 어려워진 카드업권에서 지난해에만 약 2000여명의 카드모집인이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개인신용대출 시장의 축소로 인해 중금리 대출 공급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개인신용대출이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해 전 금융권에서 축소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저축은행도 예외는 아니다”며 “중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중·저신용자 고객들의 특성상 온라인 채널보다 대면 채널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올해에도 대출모집인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금리 대출 시장은 법정최고금리 인하를 앞둔 저축은행 업권에서는 반드시 점유율을 확보해야 하는 시장”이라며 “오픈뱅킹 참가와 함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적극적인 중금리 상품 공급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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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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