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지난해부터 보험사들이 소비자보호 강화를 약속했지만 정작 보험사에 접수된 민원은 전년대비 4500건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일어났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고객참여제도’ 등 소비자들이 직접 참가할 수 있는 소비자보호 제도를 통해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생명·손해보험협회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에 접수된 민원은 총 6만7147건으로 전년 6만2611건 대비 7.2%(4536건) 증가했다. 손해보험사사에 접수된 민원은 총 3만7975건으로 전년 3만3981건 대비 11.8% 증가했으며, 생명보험사 민원은 2만9172건으로 전년 대비 1.9% 가량 상승했다.
보험사에 접수된 민원 유형은 업권별로 달랐다. 손보사는 보험유지와 보상 민원이 상대적으로 많이 증가했으며, 생보사의 경우 불완전판매 등의 판매 관련 민원이 늘어났다.
손보사의 경우 유지관리, 보상 관련 민원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실손보험을 비롯해 자동차보험 등 손해 발생시 배상금을 지급하는 보험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손보사의 특징이 반영된 것이다. 유지관리, 보상 관련 민원은 지난해에 전년 대비 각각 15.3%, 18.3% 증가한 반면, 보험모집 관련 민원이 전년 대비 9.3% 감소했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민원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장기보장성보험의 민원건수는 지난해 1만8394건으로 전년 대비 11.3% 증가했다. 자동차보험도 전년 대비 17.8% 증가한 1만5292건으로 나타났다. 반면 장기저축성보험 관련 민원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생보사에 접수된 민원은 불완전판매 관련 민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생보사에 접수된 민원 중 판매 관련한 민원이 1만7709건으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이는 자동차보험이나 실손보험, 화재보험 등 비대면 채널로 가입할 수 있는 손보사 상품들과 달리 장기보험 유형이 많은 생명보험 특성상 대면영업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생보업계 민원 유형을 상품별로 보면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에 민원이 늘었다. 지난해 종신보험 관련 민원은 1만3950건으로 상품 중에 가장 많았고, 증가률도 23.4%로 나타났다. 반면 ▲변액보험 ▲보장성보험 ▲저축성보험 등은 전년 대비 각각 ▲18.5% ▲14.6% ▲36.2%씩 민원이 감소했다.
금융소비자단체에서는 보험업계가 코로나19라는 상황 속 외연 확대에만 힘쓰고 소비자를 외면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보험업계가 지난해부터 소비자보호를 외쳐왔지만, 민원 증가 추세를 보면 보험사들은 외연 확대에만 신경써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는 만큼, 보험업계 뿐 아니라 금융당국도 함께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민원 해결보다 민원 발생 방지를 위해 보험사 차원에서 보험상품 구조 변경과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한 판매 체계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금융당국은 관리·감독 비중을 늘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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