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동산병원, 스마트 자율주행로봇 시대 ‘활짝’

계명대 동산병원, 스마트 자율주행로봇 시대 ‘활짝’

국내 최초 도입 앞두고 로봇 시연 행사 가져
주사약·세탁물 나르고 환자 목적지까지 안내 

기사승인 2021-02-27 10:00:04
목적지로 안내 중인 외래 안내 로봇 ‘올리브’. 동산병원 제공
[대구=쿠키뉴스] 최태욱 기자 = #1. 계명대 동산병원 지하1층,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의 눈길이 한곳에 집중된다. 어린 아이들은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앞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휙휙 방향을 틀어 목적지를 향해간다. 130㎝의 키에 50㎝ 가량의 원통형 몸통. 바로 계명대 동산병원이 도입한 물류이송 자율주행 로봇이다. 지하1층 약제센터 앞에서 2층 주사실까지 오차 없이 똑똑하게 이동한다. 블루투스 통신방식으로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며 타고 내린다. 세탁물 배송로봇도 같은 방식으로 지하 1층 공급실부터 81병동까지 이동하며 세탁물을 바쁘게 나른다. 

#2 성인 남성이 이송 로봇의 캐비닛을 열기 위해 힘을 주지만 꿈쩍하지 않는다. 지정맥 인증 시스템을 탑재해 보안성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약품, 세탁물 등의 취급 권한이 없는 사람은 병원 직원도 함부로 내용물을 꺼낼 수 없다. 마약류나 항암제 주사약을 수취할 경우에도 지정맥 인증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의 신원을 인증하고, 지정맥 기록은 실시간으로 전산 프로그램에 기록된다. 

계명대 동산병원이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로봇을 도입한다. 

동산병원은 주사약 배송로봇 1대, 세탁물 배송로봇 1대, 환자 안내로봇 1대를 오는 3월부터 시범 활용한다. 

마약류나 항암제 등의 주사약과 린넨류의 세탁물 배송을 각각 담당할 뿐 아니라 병원 로비를 돌아다니며 길을 헤매는 환자들에게 목적지 안내를 도와준다. 

특히 물품을 안전하게 배송할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지정맥 인증시스템을 탑재해 보안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이를 위해 지난 2월초에는 LG히다찌, 이지케어텍과 함께 병원 지정맥 실증사업을 실시했다. 

로봇 도입은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 지정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지원 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국책사업 기간 동안 지정맥 인증과 같은 생체정보 활용 방안에 대한 실증, 자율주행을 위한 맵핑(Mapping) 작업 등을 수행했으며, 용도에 맞는 형태로 로봇을 제작한 후 물류이송 로봇에는 ‘동산(DongSan)’을 의미하는 ‘DS’ 이름을 붙이고, 방문 환자들을 안내하는 로봇은 ‘올리브’로 명명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지난 26일 오후 1층 로비에서 스마트 자율주행로봇 시연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주사약품 자율주행 이송로봇(DS1), 린넨류 자율주행 이송로봇(DS2), 외래 안내로봇(올리브)이 환자들과 교직원 앞에 선보였다. 

정우진 기획조정실장이 국책사업 진행 및 도입 로봇에 대해 설명했고, 이어 송봉일 스마트병원선도사업 TFT팀장이 주사약 배송로봇 시연을 진행했다. 

안내데스크 위치에서 로봇에 탑재된 지정맥에 인증한 후, 주사약을 발송하는 절차를 거쳐 로봇 스스로 엘리베이터에 직접 승하차하는 모습을 감상했다. 

교직원들이 주행 중인 약품 이송 로봇 ‘DS1’을 뒤따르며 관찰하고 있다. 동산병원 제공

2층 주사실 도착에 이르기까지 로봇배송 프로그램은 사전에 맵핑한 경로에 따라 막힘없이 이동하며, 스마트병원 이미지에 적합한 ‘똑똑한’ 자율주행로봇의 모습을 한껏 선보였다. 

동산병원의 로봇 운영은 업무 효율성과 편의성 증대뿐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직원이 고위험 약품을 직접 옮겼다면, 지정맥 인증을 통한 물류이송로봇이 약품을 직접 수령하고 배달하기에 분실·도난 우려에서 자유로워졌다.

특히 세탁물의 경우 감염이나 오염 우려가 있는 물품을 로봇이 전달하므로, 대인 접촉을 최소화해 감염 및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동산병원 관계자는 “향후 세탁물 배송 로봇 내부에 자외선 살균 램프를 탑재해 감염 방지 효과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치흠 계명대 동산병원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스마트 병원은 단순히 로봇이나 자동화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즉 사람 중심의 ‘이모셔널 서포트(Emotional support)’를 목표로 한다”며 “이번 로봇 시연의 경우도 환자 중심의 스마트 병원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며, 로봇 시스템에 지정맥 인증을 결합해 효율성과 안전성을 더욱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또 “스마트 의료환경을 선도하기 위한 동산병원의 새로운 도전이 실증된 만큼, 향후 이어지는 감염관리를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스마트 자산관리 시스템도 성공적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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