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힘입은 보험업계, CEO도 ‘연임’ 행진

호실적 힘입은 보험업계, CEO도 ‘연임’ 행진

‘변화’보다 ‘안정’ 초점…IFRS17 도입·디지털 전환 등 숙제 남아

기사승인 2021-03-10 06:10:01
(사진 왼쪽부터) 김정남 DB손보 부회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사진=각사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지난해 호실적이란 성적표를 받아든 보험업계의 CEO(대표이사)들이 잇달아 연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코로나19라는 악영향이 미치고 있는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을 통해 조직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 CEO들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되고 있다. 가장 먼저 DB손해보험은 이사회를 열고 김정남 DB손보 부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김정남 부회장의 재연임이 확정될 경우 김 부회장은 5연임에 성공한 보험업계 최장수 CEO로 등극하게 된다.

김 부회장의 연임의 배경에는 DB손보의 실적 향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DB손보는 지난해 순이익으로 전년대비 47.5% 늘어난 5637억원을 시현했다. 여기에 영업이익도 43.2% 늘어난 7329억원을 기록하면서 손해보험업계 2위 자리를 사수하는데 성공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도 지난 4일 이사회에서 재선임 안건이 의결되면서 사실상 3연임을 달성헀다. 김 부회장의 지휘 아래 메리츠 화재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318억원으로 전년(2013억원) 대비 43.4% 증가했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의 경우 지난해 말 삼성그룹 차원의 사장 인사를 건너뛰고 임원 인사가 먼저 발표되면서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상황이다. 삼성화재도 마찬가지로 큰 실적 개선을 이뤘는데,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5.9% 증가한 7668억원을 기록하면서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왼쪽)과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오른쪽) 사진=각사

생보사 CEO들도 연임이 이어지고 있다. ‘제판분리(제조와 판매채널 분리)’를 진행하고 있는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과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한화생명의 경우 보장성상품 위주로 상품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전년 대비 순이익이 71.8% 증가한 1969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제판분리로 인해 빚어진 노사갈등을 잘 봉합하면서 한화생명의 자회사 GA(법인보험대리점)이 오는 4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1095억원) 대비 7.9% 감소한 921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실적이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생보업계 최초로 보험상품 판매 전문 자회사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출범시키면서 제판분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실적을 쌓았다.

이외에도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둔 뤄젠룽 동양생명 대표를 비롯해 시예저치앙 ABL생명 대표, 재보험사인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도 연임이 유력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이처럼 보험사 CEO 연임 성공 뒷배경에는 코로나19라는 악영향 속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실적 향상을 이뤄냈지만, 실손보험 손해율 누적을 비롯해 IFRS17 도입, 소액단기보험사 진출과 디지털 전환 등 풀어내야 할 숙제들이 많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악영향 속에서도 보험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CEO들을 신임하고 연임을 확정하는 분위기”라며 “특히 올해도 코로나19 영향이 이어지는 만큼 안정적인 경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보험업계의 화두로 던져진 디지털화를 비롯해 제판분리·실손보험 손해율 개선 등 2021년은 이전부터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은 상황”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연임을 통해 CEO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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