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쿠키뉴스] 성민규 기자 = 경북 영덕군의 가장 큰 잔치인 '군민의 날'의 행사가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春來春不似春(춘래춘불사춘)'이 군민들의 상실감을 대변하고 있다.
매년 봄 군민들의 자긍심을 일깨워주던 군민의 날 역사를 되짚어본다.
◆군민의 날 제정
군민들은 복사꽃이 만개하는 4월 한 해 소망과 희망을 기원한다.
이 때문일까. 1998년 4월 17일을 군민의 날로 정하는 조례가 제정됐다.
또 군민의 날이 속한 주를 '군민의 주간'으로 정했다.
당시 회의록에는 복사꽃이 만개하는 계절을 군민의 날로 정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군민의 주간에는 군민의 날 기념식을 비롯 문화·예술·체육행사, 특산물축제 등을 열기로 했다.
이 같은 내용은 복사꽃축제, 군민체육대회를 군민의 날 행사와 함께 개최하는 근거가 됐다.
◆군민의 날 발자취
1998년 1회 군민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당시 외화위기와 산업화에 따른 인구유출로 12만명에 달하던 인구는 5만명으로 쪼그라든 상황.
군민들은 군민의 날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며 다시 힘을 냈다.
1회 영덕대게축제를 열어 판을 키우기도 했다.
이후에는 군민의 날 기념식과 함께 복사꽃축제, 군민체육대회가 격년으로 열리고 있다.
복사꽃축제는 거리 행진, 청소년 백일장, 전통놀이 대회, 각종 부스 운영 등을 통해 화합의 장이 됐다.
군민의 날 보다 역사가 깊은 군민체육대회는 지역민과 출향인을 아우르는 대규모 행사로 치러졌다.
◆복사꽃
복사꽃은 영덕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복사꽃말은 '희망'이다.
예로부터 유토피아를 상징한 꽃이기도 하다.
군민들은 1959년 사라호 태풍이 휩쓸고 간 폐허 속에서 복숭아나무를 심으며 삶의 의지를 다졌다.
복숭아나무가 일제히 꽃망울을 터트린 날 군민들은 희망을 봤다.
이제 복숭아는 영덕 대표 특산물로 전국을 넘어 세계속으로 뻗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영덕에서 통용되는 복사꽃말은 '역경을 딛고 선 희망'이다.
◆아쉬움은 잠시, 장밋빛 미래로
군은 연기된 군민의 날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장밋빛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해는 군민의 날 대신 22일부터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군은 정부 지침에 따라 신속하고 안전하게 접종을 마칠 방침이다.
특히 코로나19 악재 속에서 찾은 희망의 빛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영덕대게축제가 국내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한 데다 강구항은 영남권 최고 관광지로 우뚝 섰다.
인문힐링센터 여명, 문산호 전승기념관, 메타세콰이어 숲길은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이희진 군수는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 모두 함께 모여 덕담을 주고받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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