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쿠키뉴스] 성민규 기자 = 경북 경주시가 故(고)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정부에 기증한 문화재·미술품 전시공간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시는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2만3000여점의 문화재·미술품 전시공간 유치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이른바 '고 이건희 컬렉션' 유치 명분과 합당한 이유가 있다.
우선 경주는 한 해 평균 1500만명 이상이 찾는 국내 최대 관광지이자 신라 천년고도로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운 민족예술의 발상지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에 전달된 2만1600여점의 고미술품 중 신라 관련 유물이 상당수 있는 만큼 가져와야 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것.
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측과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치 명분은 이 뿐만이 아니다.
근대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손일봉, 김만술 등이 후학을 양성했던 국내 첫 예술전문대학인 '경주예술학교'가 있던 곳도 경주다.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회화, 서예, 조각, 도예 등 1000여명이 넘는 각 분야의 예술인이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솔거미술관, 우양미술관, 알천미술관 등 다수의 전시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또 2019년 제정된 신라왕경특별법에 따라 신라왕경 핵심유적 15개소에 대한 정비복원사업과 이건희 컬렉션이 연계될 경우 경주는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날 전망이다.
고 이병철 회장과 남다른 인연도 명분으로 작용한다.
그는 경주 이씨 판정공파 후손으로 중앙종친회장을 맡았다.
경주 동천동 소재 경주 이씨 제실 앞에는 그가 친필로 직접 쓰고 희사한 '경모비'가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경주 이씨 종친회와 손잡고 유족 측에 뜻을 전할 예정이다.
주낙영 시장과 김석기 국회의원은 지난 13일 이상록 경주 이씨 종친회장을 만나 "이건희 컬렉션 전시관이 경주에 온다면 부지 제공, 건축비 분담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대통령 지시 후 후보지로 서울만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경주같은 중소도시에 세워질 때 더 큰 상징적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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