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네이버는 공시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일환으로 이베이코리아 지분 일부 인수 등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인수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사실 그동안 네이버는 지난 7일 이베이코리아 본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결정된 사항이 없다”라며 모호한 태도를 보여 왔다. 지난 17일에는 조회공시를 통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공식적으로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일주일 만에 최종 불참을 결정한 것이다.
앞서 신세계와 네이버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고 이번 인수전에서 공동전선을 폈다. 이베이코리아 본 입찰 직전까지 인수금의 일정부분을 네이버가 맡는 방안까지 잠정 합의했다. 양측이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 3위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쿠팡 등 경쟁사를 누르고 국내 온라인시장을 재패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런 네이버의 회군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지만 주 이유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가 부담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상거래 1위 3위 업체 간 인수합병으로 공정위의 규제 가능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 비교를 하는 플랫폼인 네이버가 오픈마켓까지 손을 댄다는 공정성 논란까지 불러올 수 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시장에 지배적 사업자가 등장해 불공정거래 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다. 최근 공정위는 배달애플리케이션 업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간 기업결합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전자상거래 거래액 28조원을 기록한 1위 업체다.
이외에도 네이버가 이베이와의 시너지 효과도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영역이 겹쳐 큰 매력이 없다는 관측이다. 신세계 이마트와 분담한다 해도 4조원에 달하는 인수금 역시 부담이다. 실제로 인수 추진 당시 네이버 실무진 사이에서도 이를 두고 부정적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이베이 쪽에서 이마트‧네이버 보다는 이마트 양자 협상을 통해 이번 인수 협상을 마무리 짓기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구도가 협상의 확실성 측면에서 복잡한 3자 구도보다 낫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인수전에서 철수하면서 이마트는 독자적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자금 조달 능력이 변수로 꼽힌다. 이마트 측은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단독 인수를 하더라도 자금에 대한 부담은 없다는 입장이다. 스타필드 시티 등을 담보로 대출과 회사채 발행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마트 네이버 양측은 공동 인수가 무산됐지만 협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마트는 "네이버와 전방위적 협력체계를 만든다는 계획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도 "신세계와의 사업 협력은 변함없이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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