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에이스로서도, 맏언니로서도 완벽했던 김연경(33)이었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29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조별리그 A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5-20, 17-25, 25-18, 15-25, 15-12)로 승리했다. 앞서 케냐에게 승리를 거둔 한국은 세계 랭킹 7위 도미니카까지 잡으면서 8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31일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면 8강 진출을 확정한다.
에이스 김연경의 활약이 빛났다.
이날 김연경은 고비마다 맹활약하며 대표팀을 일으켜 세웠다. 5세트 9-9 동점 상황에서 재치 있는 왼손 공격에 이어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냈고, 곧바로 서브 에이스로 승기를 가져왔다. 그는 이날 홀로 20득점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김연경은 대표팀 맏언니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시원한 득점에 성공할 때마다 특유의 세리모니로 동료들의 사기를 올렸고,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땐 직접 나서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움직임을 요구했다. 4세트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선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라며 큰 목소리로 후배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김연경의 간절함이 전달됐던 것일까. 대표팀은 5세트에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며 도미니카를 잡아냈다.
적지 않은 나이의 김연경은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다. 올림픽 준비를 위해 지난 시즌 해외에서의 활동을 포기하고 국내 리그에서 뛰었을 정도로, 올림픽 메달을 향한 그의 갈증은 깊다. 브라질부터 케냐, 그리고 이날 도미니카전까지 김연경의 플레이 하나하나에선 간절함이 느껴졌다.
경기 종료 후 김연경은 “8강에 가기 위해 도미니카전이 중요했는데 준비한 대로 경기가 잘 풀렸다”며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간절하다. 경기에서 화도 내고 칭찬도 했다. 많은 감정이 왔다 갔다 했는데 모든 선수가 그랬다. 매 점수마다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김연경은 이어지는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필승을 다짐했다. 그는 “모든 선수가 자기 역할을 한다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랭킹 1위는 아니지만 팀워크만큼은 정말 좋다. 그런 부분을 일본전에서도 보여준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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