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박용주 기자 =전북 고창군 아산면 병바위 일원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名勝)’으로 지정된다.
8일 문화재청과 고창군에 따르면 이날 아산면 병바위 일원을 명승으로 지정예고 했다.
고창군 아산면 반암리 호암마을에 위치한 병바위는 높이 35m 정도의 크기로, 용암과 응회암이 침식·풍화되며 생겨난 엎어진 호리병 모양의 독특한 외형을 보인다.
병바위는 주변의 소반바위, 두락암(전좌바위) 등과 함께 자연경관이 장관을 이루고, 바위 주변 두암초당은 강학에 관한 다양한 문헌과 함께 시·글·그림으로도 오랜 기간 고창현과 흥덕현, 무장현 등에서 지역의 명승으로 손꼽혀왔다.
지질학적으로 병바위 일원은 1억 5000만 년 전부터 형성된 기암괴석으로, 침식으로 생겨난 수많은 단애(cliff)와 스택(stack)이 있고, 타포니(tafoni)와 같은 화산암 지형경관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유문암질 응회암의 노두를 관찰하고 타포니 학습장소로 적합하고 보존가치도 높아 학술적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단애(斷崖)는 수직으로 깎아지른 절벽, 스택(stack)은 층층이 쌓인 퇴적암, 타포니(tafoni)는 바위조각이 떨어져 나간 패인 풍화혈(風化穴)을 말한다.
병바위에 착생해 서식하는 덩굴류(백화등, 담쟁이)의 식생학적 가치와 계절에 따라 색을 달리하는 등 경관가치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병바위는 ‘여지도서(흥덕)’와 ‘해동지도’, ‘호남읍지’, ‘지방지도(고창현과 흥덕현)’ 등 여러 기록에도 호리병 바위라는 뜻의 ‘호암(壺巖)’으로 표기됐고, 병 모양으로 그려져 있는 문헌자료 등도 확인돼 역사적 의미도 평가된다.
병바위와 관련된 전설은 ‘선동마을 뒤 선인봉 반암 뒤 잔칫집에서 술에 취한 신선이 쓰러지면서 소반을 걷어차자 소반 위 술병이 굴러 떨어져 인천강가에 거꾸로 꽂힌 것이 병바위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주변의 여러 바위와 함께 ‘금반옥호(金盤玉壺)’ 또는 ‘선인취와(仙人醉臥)’라 불리면서 명당으로 알려져 뭇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이곳은 조선 중기 저명한 유학자인 이황(영남), 김인후(호남)와 교류했던 고창의 유학자 호암 변성온, 인천 변성진 형제의 세거지로 두암초당(고창군 향토문화유산)이 자리한다. 이들 형제는 두락암(전좌바위) 중턱에 암굴식의 초당을 지어 강학장소를 마련했고, 이와 관련한 인문역사학적 가치도 크다고 평가됐다.
고창 병바위 일원은 독특한 형상에 빼어난 절경은 간직해 고창에서는 ‘선운산 도솔계곡 일원’에 이어 2번째로 지정되는 명승이다.
유기상 군수는 “병바위 일원이 고창갯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이어 국가 명승(자연유산)으로 지정됨에 따라 고창이 진정한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문화도시로 인정받게 됐다”며 “고창갯벌, 고인돌유적, 선운사 등과 연계해 세계적인 역사·생태문화 관광자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창 병바위 일원은 앞으로 30일간의 지정예고 기간을 거쳐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최종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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