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자 지역사회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사업 부지 인근에 자리한 성매매 집결지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새로운 랜드마크, '구도심 새바람' 기대
옛 포항역 부지에 새로운 스카이 라인을 형성할 69층 높이의 랜드마크가 들어선다.
이번 사업은 주거·문화시설, 공원 등의 조성을 골자로 한다.
포항시는 2017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했지만 지진, 코로나19 등의 악재로 난항을 겪다 올해 재공모에 들어갔다.
30개 업체가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신세계건설 컨소시엄이 낙점을 받았다.
2026년 옛 포항역 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 호텔, 공원 등이 들어서면 구도심 관광 거점화, 도시 이미지 향상 등이 기대된다.
◇경북 제1의 도시 부끄러운 '민낯'
옛 포항역 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성매매 집결지 폐쇄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1950년대 포항역 주변에 성매매 집결지인 속칭 '중앙대'가 형성됐다.
내부적으로는 포항역 주변의 '역전'과 용흥동 진출입로 인근 '중앙대'로 나뉜다.
한때 100여 곳에 달하던 업소는 현재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역전 업소는 미로처럼 얽힌 골목에 옹기종기 모여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반면 중앙대 업소는 도로 인근에 자리해 한눈에 들어온다.
최근 들어 이 곳에서 흥동가로 유명한 속칭 '뽀뿌라마치'와 연계한 불법 영업이 기승을 부려 또 다른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밤 10시 이후 영업이 불가능해지자 뽀뿌라마치 업주들이 집창촌을 '비밀 영업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집창촌 폐쇄 공감대 '확산'
지역 여성계는 옛 포항역 지구 도시개발사업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번 사업이 집창촌을 폐쇄할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지역 여성계는 집창촌이 폐쇄되지 않으면 사업이 난항을 겪는 것은 물론 오히려 활개치는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2017년 국가철도공단이 옛 포항역 부지 개발 민간 제안 공모에 들어가자 성매매 업소가 50여 곳에서 60여 곳으로 늘어난 사례가 있다.
이 때문에 지역 여성계와 관계당국이 힘을 모아 사업과 집창촌 폐쇄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포항여성회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집창촌을 폐쇄하지 못한다면 사업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업 성패, 관계당국 의지에 달려
뽀뿌라마치와 연계한 집창촌의 불법 영업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을 예고했다.
경찰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단 셈이지만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포항시도 '성매매 집결지 대책 지역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대다수 업소의 불법 증축에 대한 행정당국 단속,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건물주·업주를 대상으로 한 세무당국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 아래 행정·세무당국 진상조사가 진행될 경우 추징금 폭탄 등을 우려한 건물주·업주의 '백기 투항'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강덕 시장은 "성매매 방지·예방 대책을 모색하고 집창촌 폐쇄 시민 공감대 형성, 지역사회 참여 의식 제고를 위해 힘쓰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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