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의학원은 정연경(사진) 박사 연구팀이 암세포의 주요 성장·조절인자인 PI3K와 DNA-PK를 동시에 저해하는 혈액암 치료제 BR101801이 다양한 고형암에서 방사선 민감제*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방사선 민감제는 암 환자가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 동시에 주사하거나 복용하게 하여 방사선 치료의 내성 및 부작용을 줄이고 방사선 치료 효과를 높이는 약물이다.
BR101801은 현재 보령제약에서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치킨성 림프종에서의 항암효과를 임상1상 시험 중이며, 이번 연구는 BR101801의 혈액암 항암효과뿐 아니라 고형암에서의 방사선 치료 효과를 보령제약으로부터 민간수탁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PI3K와 DNA-PK는 항암제의 중요한 표적이다. PI3K 저해제는 주로 혈액암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으며, DNA-PK는 방사선 조사 내성을 유발하는 중요한 인자로 알려져 있으나, 약물제제화가 어려워 현재 시판 허가된 약품이 없는 실정임. PI3K 감마, PI3K 델타와 DNA-PK를 동시에 저해하는 치료제는 없었으나, 보령제약에서 PI3K 감마, PI3K 델타와 DNA-PK를 동시에 저해하는 혈액암치료제 ‘BR101801’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현재 임상시험 중이다.
연구팀은 암세포의 주요 성장·조절인자인 PI3K와 DNA-PK가 방사선 치료를 할 때 내성을 일으키는 인자이고, 혈액암 치료제 BR101801이 PI3K와 DNA-PK를 동시에 저해하는 것에 착안하여, 고형암에서 BR101801과 방사선 치료를 병용했을 때 치료 효과를 확인하고 BR101801이 방사선 민감제로 가능성이 있음을 입증했다.
먼저, 대장암, 폐암, 유방암 등 여러 고형암 세포실험 결과, 암세포에 BR101801을 단독 투여했을 때는 암 세포증식억제 효과가 없었지만, 방사선을 함께 쪼였을 때 50∼70% 이상의 암 세포증식억제율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암세포를 이식한 동물실험에서는 BR101801을 단독 투여했을 때 종양억제 효과가 거의 없었으나, 방사선을 함께 쪼였을 때 약 85%의 종양억제 효과를 나타냈으며, 특히 실험동물 총 7마리 중 2마리는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암 전문학술지 아메리칸 저널 오브 캔서 리서치(American Journal of Cancer Research) 2021년 11월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정연경 박사는 “고형암에서 BR101801을 방사선 조사와 병용했을 때 암 치료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새로운 핵심 기전들을 규명해 국내 방사선 치료의 획기적인 전기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