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4시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지난해까지 마이데이터는 일종의 ‘시범운행’ 성격이 강했습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제기된 문제사항들과 우려를 받아 피드백을 진행 후 서비스 최종 확정일이 5일인 셈이죠. 이제야 비로소 ‘내 손안의 금융비서’를 만나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일단 ‘마이데이터’는 정보 주체인 ‘개인’이 본인 데이터에 대한 개방을 요청하면 해당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개인(요청자) 또는 개인이 지정한 제3자에게 개방하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예시를 들어볼까요. 월 250만원 급여소득자 A씨가 있습니다. 그는 2022년에 들어서면서 완전히 자신에게 맞는 금융서비스를 새로 이용하기로 마음먹었죠. 이에 A씨는 한 금융플랫폼에 가입 후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 동의를 진행했습니다.
정보 동의를 할 경우 금융플랫폼은 다양한 A씨의 금융 정보들을 다른 금융기관, 혹은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전달받게 됩니다. A씨가 가장 많이 지출하는 분야는 무엇인지, 최근 어떤 종류의 브랜드를 선호하는지 등을 말이죠. 이후 A씨는 가장 할인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를 추천받거나 현재 가장 필요한 보험상품들을 안내받을 수 있게 됩니다.
사실 이미 비슷한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들을 우리들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이데이터가 본격화되면 정말 개인에게 맞는 상품들을 더욱 ‘정교하게’ 찾아서 전달해 줄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아울러 정보를 주고 받는 가운데 보안성이 상승합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금융사의 ‘스크래핑’이 금지됐기 때문이죠. 스크래핑은 개인정보를 광범위하게 긁어가는 것을 비유한 용어입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만 선택해 전송요구가 가능해지게 되는 것이죠. 이에 따라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낼 경우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물을 수 있게 됩니다.
이외에도 마이데이터 서비스 프로그램의 신용정보법령상 행위규칙 준수 여부, 표준API 규격 적합성 등을 서비스 출시 및 주요 기능 변경 전 금융보안원에서 사전심사하게 됩니다.
이같은 보안강화는 금융소비자가 체감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간 금융사들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우리 쪽에서 빠져나간 것이 아니다’라는 식의 책임회피가 빈번했기 때문이죠. 더 많은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게된 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했다는 점에서 뜻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번 마이데이터 사업 시작에는 ‘미성년자’들이 빠져있다는 점입니다. 당초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대상자에 미성년자를 제외했다가 법정대리인 동의가 있으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창구가 없는 핀테크·빅테크 업계의 경우 법정대리인 동의를 받을 마땅한 방법이 없다 보니 사실상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누릴 수 없게 된 것이죠.
금융당국은 미성년자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할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당장 기준 마련이 힘든 만큼 시간이 더 소모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