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로봇·수소·드론’ 깃발 아래 뭉쳤다 [CES 2022]

두산 ‘로봇·수소·드론’ 깃발 아래 뭉쳤다 [CES 2022]

기사승인 2022-01-06 20:32:35
CES 2022 두산부스. 각종 산업장비들이 전시돼있다. 송금종 기자

CES 2022가 한창이다. 전 세계 내로라하는 경연 속에 우리 기업이 선전하고 있다. CES가 인정한 세계를 이끄는 두산그룹 기술과 제품을 개막일인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만났다.

360도 돌며 ‘뮤직뱅크’ 찍어주는 카메라 로봇

두산은 전시관을 복층으로 꾸몄다. 1층에선 핵심 제품들을 만날 수 있고 계단을 올라가면 휴식을 취하면서 카메라 로봇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 로봇은 두산로봇틱스 협동로봇중 가장 힘이 센 ‘H시리즈’다. 가반하중(로봇이 들어 옮길 수 있는 최대 무게)이 25kg으로 현존 협동로봇 중 가장 무거운 중량을 운반할 수 있다. 로봇 무게는 75kg으로 성인 한 사람과 비슷하다.

현장에 동원된 로봇 두 대 중 한 대는 1층에서 열심히 박스를 나르고 또 한 대는 2층에 ‘사진작가’로 일하고 있다. 마운트에 카메라를 달아서 촬영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선 사진을 바로 가져갈 수 있도록 개인 휴대전화를 이용했다. 부스 방문객들은 로봇이 찍어주는 사진에 즐거워했다.

두산 카메라 로봇을 체험한 방문객이 촬영한 사진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금종 기자

롱롱예(여·중국·28)는 “너무 귀엽다”며 본인 사진을 자랑했다. 린 마르켄(여·노르웨이)은 “흥미롭다”며 “사진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두산 관계자는 “사람들이 재미있어한다”며 “모드가 다양하고 로봇이 360도로 회전하기 때문에 ‘뮤직뱅크’처럼 역동적인 장면을 찍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H시리즈’는 유연성을 강점으로 콘텐츠 제작에 활용되고 있다. 실제 이 로봇은 비대면 뮤지컬 공연 촬영용으로 쓰였다. 한 작품을 무대에 올렸고 또 다른 작품이 개막을 앞두고 있다.

CES 2022에 전시중인 두산로봇틱스 제품들입니다. 송금종 기자

수소로 2시간 비행하는 친환경 드론

계단을 내려오면 거대 드론이 위용을 뽐낸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이 만든 수직이착륙 고정익드론(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상승한 뒤 프로펠러로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기체)이다. 전시 제품은 수소연료전지(하이드로젠 퓨어셀)로 움직인다. 수소탱크에서 나오는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결합시켜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구조다. 발전기를 등에 업은 형태라 일반 배터리를 쓰는 드론보다 덩치가 크다. 덩치가 큰 대신 더 오래 날 수 있다. 카본으로 만들어서 무게도 덜 나간다. 순수 드론 무게는 12kg이며 연료전지(8kg) 무게를 더해도 비행 승인 제한(25kg 이하)을 초과하지 않는다.

DMI 관계자는 “연료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다”며 “일반 배터리는 30분 비행이 가능하지만 우리 드론은 2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또 100퍼센트 친환경 에너지를 쓰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가 제작한 수직이착륙 고정익드론. 송금종 기자

장시간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쓰임도 다양하다. 촬영, 건설 현장은 물론 노후화한 시설 점검에도 활용된다. 미국엔 레일로드가 전 지역에 깔려 있는데 유지 보수를 꾸준히 해줘야 한다. 비행시간이 관건인 셈. DMI 관계자는 “인력이 닿지 않은 현장에 투입할 수 있으려면 공중에 오래 떠 있을 수 있어야한다”라며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드론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드론은 한국과 중국에서 판매 중이다. 미국에선 2019년에 출시했고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가격은 6~7000만 원대다. 비싼 제품은 2억 원이 넘는다. DMI관계자는 “상업용 드론 시장가는 형성 중”이라며 “더 많은 경쟁력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 두산파워셀 파워 FCP 연구원이 방문객에게 두산퓨어셀 친환경 에너지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송금종 기자 

수소·전기·열에너지 동시 생산하는 ‘트라이젠’

드론에 들어가는 연료전지는 두산퓨어셀이 만든다. 두산퓨어셀이 CES에서 선보인 ‘트라이젠’은 도시가스를 수소로 전환해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제품이다. 반응기를 거친 도시가스가 수소로 바뀐다. 수소는 스택에 공급되는데 이 때 공기와 반응해 열과 전기(직류)를 생성한다. 전기는 교류형태로 가정과 건물에 공급되고 열은 온수탱크에 저장돼 온수나 난방에 쓰인다. 이 과정에서 일산화탄소(CO)와 이산화탄소(CO2)도 배출량이 적다. 전시 제품은 CO 농도가 최대 50ppm에 불과하다. 두산퓨어셀은 아예 CO를 연료로 활용해서 배출량을 1~5ppm까지 낮출 수 있는 제품 양산도 앞두고 있다.

이용 두산파워셀 파워 FCP 연구원은 “친환경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배출가스에 CO, CO2가 없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최대치로 발전을 하면 성능열화로 배출량이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단에 카본(탄소)을 캡처할 수 있는 유닛을 개발하고 있고 이르면 내년이나 내후년에 카본 제로(0) 배출시스템이 나올 걸로 예상 한다”고 덧붙였다.

CES 2022에 전시중인 두산퓨어셀 트라이젠. 송금종 기자

국내 수소 인프라는 미흡하다. 일본만 하더라도 시장이 열린지 오래고 시스템이 잘 발달된 알려졌다. 퓨어셀만 보더라도 수소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CO와 CO2가 같이 생성돼 수소 농도 분압이 떨어져 효율이 떨어진다. 친환경 에너지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해 보인다.

이 연구원은 “연료전지시스템에 리포머(수소를 만들어주는 반응기)만 없어지면 수소를 바로 넣어도 되고 수소만 들어가면 스택성능도 좋고 수명도 확보 된다”며 “지금은 도시가스를 쓰지만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수소용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다”고 전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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