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화천대유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라고 확인돼 보도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님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모든 자료가 이재명을 가리킨다고 했다”며 “국민들에게 속인 건데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윤속열 후보에 직격했다.
이에 윤 후보는 “(사과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대장동은 3억 5천 들고 가서 1조에 가까운 수익을 번 것이고, 그 설계자와 승인권자, 그리고 수용권자가 바로 이재명 후보였다”고 반박했다.
이어 “성남시장 범죄자들이 지들끼리 떠들고 녹취한 것에 대해 저는 관심이 없습니다만,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면 이 후보님은 면책되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핵심 인물들의 녹취록에 등장하는 이른바 ‘대장동 그분’을 둘러싸고 충돌하고 잇는 가운데 23일 최근 대장동 녹취록 속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66·사법연수원 12기) 대법관이 기자회견을 갖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조 대법관은 이날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치권에서 논쟁이 되는 대장동 의혹 사건에 관해 선거를 목전에 두고 왜 갑자기 이런 의혹 기사가 보도됐나 하는 의문을 가졌다”며 “저는 대장동 그분의 실체가 규명됐는지, 의혹이 해소됐는지 이런 부분은 모른다.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조 대법관은 “전 국민에게 생중계되는 방송 토론에서 한 후보자가 현직 대법관을 직접 거명하면서 화천대유 관련해서 지금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라는 게 확인이 됐다며 직접 현직 대법관 성명을 거론했다. 제 기억으로, 일찍이 유례가 없었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반박했다.
조 대법관은 이어 “저는 김만배씨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단 한 번도 만난 일이 없고 일면식도, 통화한 적도 없다. 김만배씨뿐만 아니라 대장동 사건에 관련돼있다는 그 누구와도 일면식, 일 통화도 없었다”고 밝혔다.
조 대법관은 “저나 제 가족이나 제 친인척 중에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없다. (녹취록에서 김씨가 제공했다고 말한) 수원에 있는 아파트에도 전혀 거주한 적 없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며 “제 기억에 대장동 사건이 검찰에 접수된 것이 반년 가까이 되는데 그사이에 검찰로부터 단 한 번의 연락, 단 한 번의 문의 조사 요청도 받은 일 없었다. 검찰이 볼 때 필요하다면 즉시 저를 불러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관은 “주민등록등본 제출 등 필요한 자료 제출은 대법원이든 검찰이든 어느 기관에서든 요청하면 즉시 공개하겠다. 회피할 이유가 없다"라고도 했다. 언론에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뜻도 밝히면서 “현재 대선 시국에서,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서 여야 간에 공방이 많이 있어 (자신의 실명을 거론한) 대선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서 제가 제 의견을 말하지는 않겠다. 타인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정의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단 말씀만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