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었습니다”…코로나 그림자 지운 상암벌

“보고 싶었습니다”…코로나 그림자 지운 상암벌

기사승인 2022-03-24 20:50:38
카드섹션 '보고 싶었습니다'이 펼쳐진 월드컵경기장 E석. 사진=김찬홍 기자

축구팬들로 가득 찬 상암벌은 마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시대 이전으로 돌아간 듯했다.

파울루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 이란과 맞대결을 펼치는 중이다.

이번 경기는 지난해 11월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전에 이어 코로나19 이후 두 번째로 관중을 100% 입장시키는 A매치 홈경기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이번 경기에 수용 가능인원을 6만3000석으로 책정했는데, 예매 첫날 23만명이 몰려 예매사이트가 서버 다운이 되기도 했다. 경기 당일 오전 9시 기준 이미 6만2000석의 입장권이 판매돼 1000여 장만 남은 상태였고, 시작 1시간 30분가량을 앞두고 현장 예매를 통해 입장 가능한 수용석이 모두 팔렸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의 만원 관중 달성은 지난 2019년 3월 26일 열렸던 콜롬비아와 친선경기 이후 3년 만이다. 2001년 개장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만석이 된 건 이번이 10번째다.

경기 시작 2시간 30분전부터 경기장으로 가는 길은 사람들로 가득찼다. 사진=김찬홍 기자

킥오프 2시간 30분 전 이미 입장을 기다리는 관중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인근 도로는 마비가 될 정도였고, 경기장 일대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경기장 쪽으로 들어설 수 있는 서울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2번 출구는 줄이 길게 늘어졌다.
티켓을 수령하려고 줄을 선 관람객들. 사진=김찬홍 기자


먹거리 부스에 사람들로 가득찼다. 사진=김찬홍 기자

경기장 입구 왼쪽에는 먹거리 부스에 사람들이 행렬이 이어졌다. 경기 전 미리 요기를 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앉아 허기진 배를 채웠다. 일부 사람들은 자리가 없어서 경기 외곽에 빈 공터에 자리를 잡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태극기와 붉은 악마 머리띠 등 각종 응원 도구를 판매하는 상인들까지 진을 이루며 활기를 띠었다.

경기장에 들어서는 팬들의 얼굴은 설렘으로 가득 차 보였다.

전남 나주에서 경기장을 찾았다는 김도형(32)씨는 “예매도 힘들었는데, KTX 예매도 쉽지 않았다. 경기를 보러 온 팬들이 정말 많았다. 1시에 나주에서 출발했는데, 기차 안에서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온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라며 “육성 응원은 하지 못하겠지만 마음 속으로 대표팀을 위해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강원 원주에서 온 이지훈(44)·이영미(43) 부부는 “손흥민 선수와 김민재 선수를 우리가 너무 좋아한다. 두 선수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라면서 “손흥민 선수가 골을, 김민재 수비가 무실점을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응원석 N석에는 태극기 카드 섹션이 펼쳐졌다. 사진=김찬홍 기자

경기 전 선수들이 소개될 때 큰 박수로 응원했다. 특히 김민재, 손흥민 등 해외파 선수들의 이름이 호명될 때는 박수와 함께 마스크를 뚫는 함성도 들렸다.

KFA도 이번 경기에 맞춰 많은 이벤트를 진행했다. 킥오프 직전에는 태극전사들을 맞이하는 팬들의 카드섹션 응원도 펼쳐졌다. KFA는 붉은악마 응원단과 N석에선 태극기가, E석에선 ‘보고 싶었습니다’라는 문구가, S석에선 KFA 엠블럼이, N석에는 태극기가 각각 표현됐다.

카드섹션 이벤트에 당첨된 지연학(23)씨는 “눈물이 날 뻔 했다. 어렸을 때 텔레비전으로 보면서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카드섹션을 봤는데, 이번에 내가 할 거란 생각도 못했다”라면서 “정말 대표팀 선수들을 보고 싶었다. 코로나19 시대 전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언젠가는 마스크를 벗고 대한민국 구호를 외칠 수 있길 바라본다”고 웃음을 지었다. 

관중들의 열기도 엄청났다. 이날 경기는 육성 응원이 금지됐지만, 팬들의 응원이 조금씩 들려왔다. 한국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일 때 마다 환호를 지르고, 아쉬운 장면이 연출되면 탄성을 내뱉기도 했다.

한편 전반전 막바지 손흥민의 중거리 골로 한국이 1대 0으로 앞선 채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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