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들과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과 9차전에서 2대 0으로 이겼다.
한국은 2011년 1월22일 AFC 아시안컵 8강전(1대 0) 이후 11년 만에 이란을 상대로 승리를 수확했다. 한국은 7승 2무(승점 23점)를 기록해 이란(승점 22점)을 2위로 밀어내고 A조 선두로 올라섰다.
벤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예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상대는 강한 팀이다. 상대가 전반에 좋은 압박을 해서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며 점차 개선이 됐다”라며 “후반에는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확실한 찬스가 많이 나왔다. 오늘 결과적으로 좋은 경기력을 발휘했다. 전반보다 후반에 좋은 경기력이 나왔고 2대 0 승리는 정당한 결과”라고 경기를 총평했다.
이어 “선수들 회복에 중점을 뒀다. 항상 완벽한 회복은 어렵다. 주말에 경기를 하고 월요일 오후에 이동해서 화요일에 도착하는 것이 이번 예선 내내 반복됐다”라면서 “특히 손흥민, 김민재, 황의조가 이러한 상황이 많았다. 팀 조직력과 정신력이 중요했는데, 선수들이 경기 내내 멘탈적으로 강했다”고 덧붙였다.
전반 종료 직전 손흥민의 선제골이 터졌다. 손흥민은 상대의 공을 뺏은 뒤 드리블을 치다가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이란 골키퍼가 막았지만 공에 힐린 심이 워낙 세 골키퍼를 뚫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선제골이 경기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선제골은 팀에 항상 도움이 된다”라면서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후반에 경기한 방식이다. 우리가 볼 점유하는 방식도 좀 더 공격적이었고 빌드업도 더 효율적이었다. 공격 패스 길도 최적의 길을 찾았다. 전반전과 비교해서 득점 찬스뿐 아니라 볼 점유 방식도 후반전이 더 좋아졌다. 이를 통해 상대 역습을 저지하고 수비 뒤공간을 차단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전반 직전 손흥민의 선제골로 앞서간 벤투호는 후반 시작 휘슬이 울리자 공격적으로 들어가 이란을 압박했다. 이후 후반 17분 김영권의 골이 터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벤투 감독은 “전반전에 쉬운 실수가 있었다. 후반에 이점을 개선했다. 볼을 빠르게 돌리면서 상대 균형을 무너뜨리고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경기를 잘 컨트롤 하면서 회복했고 후반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볼 점유율을 통해서 상대를 많이 뛰게 만들었는데, 전체적으로 후반에 잘 됐다”고 설명했다.
상대 주축 공격수인 사르다르 아즈문을 경기 내내 꽁꽁 묶은 김민재는 후반 34분에 박지수(김천 상무)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벤투 감독은 “(김민재가) 문제를 느껴서 교체를 결정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항상 팀을 도우려고 하고, 경기 중에도 좋은 태도를 보여줬다”라면서 “김민재가 빠진 뒤에는 스리백을 준비했다. 스리백은 이전에도 해왔던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 멕시코를 상대로 '5-4-1'이나 '3-4-3'을 했고, 콜롬비아전에서도 5백을 활용한 바 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전도 스리백을 써봤다.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지만 경기 마지막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김영권의 추가골이 터지자 평소와 달리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치며 만끽했다.
이에 대해선 “축구란 스포츠 자체가 사람들이 관중석을 채워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팬들이 선수들을 보러 와서 즐기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며 “만원 관중은 늘 여러 상황에 영향이 있다. 경기 중 골이 가장 중요한 장면이었고 결과도 좋았는데 관중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웃음을 지었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