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전북, 방역 수칙도 까먹은 ‘지나친 팬심’ [K리그]

수원-전북, 방역 수칙도 까먹은 ‘지나친 팬심’ [K리그]

기사승인 2022-04-05 23:07:10
'감염 위험이 높은 응원 금지'라는 문구가 떠있는 수원월드컵경기장. 사진=김찬홍 기자

“감염 위험이 높은 육성 응원은 삼가주셔야 합니다.” 장내 아나운서가 수차례 마이크로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양 팀의 서포터즈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전북 현대는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2’ 8라운드 수원 삼성과 맞대결에서 김진규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 0 승리를 거뒀다.

해당 경기는 ‘백승호 더비’로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백승호가 전북으로 이적하면서 양 팀의 관계는 다소 껄끄러워졌다.

백승호는 지난해 2월 전북 입단을 앞두고 과거 수원과 작성한 ‘K리그로 돌아올 시 수원과 우선협상을 진행한다’는 내용의 합의서가 공개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수원과 지리한 분쟁을 이어간 백승호를 전북이 영입했고, 이에 수원이 백승호에 대한 법적 분쟁을 예고하면서 불씨가 더욱 커졌다. 두 팀은 논쟁을 이어가다 합의를 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일년이 지났지만 두 팀의 신경전은 여전했다. 이날 파울이 양 팀 합쳐 28개(수원 15개, 전북 13개)가 나올 정도였다. 선수들이 쓰러질 정도로 과한 파울이 나오기도 했다.

양 팀의 서포터즈도 과열됐다. 수원은 백승호가 공을 잡으면 곧장 야유를 했다. 욕설을 퍼붓는 팬도 있었다. 전북 팬들은 이에 질세라 백승호가 플레이를 시도하면서 박수와 환호를 하며 백승호를 격려했다.

서포터즈들은 기세에서 질 수 없다는 듯이 서로의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육성 응원을 삼가달라”고 수차례 요청할 정도였다.

팬들도 처음에는 장내 아나운서의 지적에 응원을 멈췄지만, 경기가 점점 고조되자, 더욱 크게 목소리를 냈다. 경기장에 있는 전광판에 계속해서 '감염 위험이 높은 응원 금지'라는 안내가 나왔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경기 중반 수원 선수가 쓰러진 상황에서 심판이 호각을 불지 않고 경기를 계속 진행하자 수원 서포터즈석에서는 야유와 함께 “심판, 눈을 떠라”라고 합창했다. 전북은 후반 31분 김진규의 결승골이 터지자 팀의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다. 

현재 축구장은 변경된 방역지침에 맞게 축구장 내 제약이 크게 완화됐다. 이젠 예전처럼 취식도 가능하고, 좌석 간 거리 두기도 없다. 다만 육성 응원은 여전히 제한돼 있다. 여전히 20만명이 넘는 일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로축구연맹은 육성 응원만큼은 금지하고 있다.

수원과 전북 팬들은 이날 도를 넘는 응원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물론 자신의 팀을 위해 열성을 다하는 축구팬들의 심정은 이해하나, 아직은 감염 위험이 큰 만큼 규정에 맞춰 육성 응원보다는 박수로 팀을 응원할 때다. 지나친 팬심이 불러일으킨 아쉬운 응원전이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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