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이 타국살이 어려움을 딛고 검정고시에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 완주군에 따르면 지난달 9일에 치러진 2022년 1차 검정고시에서 총 9명의 결혼이주여성이 응시해 전원 합격하는 영예를 안았다.
초졸과정 2명, 중졸과정 4명, 고졸과정 3명 등 총 9명의 결혼이주여성이 응시해 전원이 합격했다.
이들은 완주군의 학력취득지원사업을 통해 도움을 받아 완주군 가족센터에서 초졸과정을 이수하고, 중고졸 과정은 전문학원에서 수학했다.
초졸과정은 지난 2월부터 주2회 4시간, 중고졸과정은 주중 매일같이 4시간 이상 학원 수업을 수강했다.
고졸과정에 응시해 합격한 채아름(캄보디아)씨는 “매일 반나절을 학원에서 보내고, 집에서도 가족들의 배려 덕분에 공부에 집중했다”며 “초졸부터 시작했는데 배우면 배울수록 재밌고, 대학 진학의 문도 두드려 볼까한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완주군 학력취득지원사업은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이주여성들이 박성일 완주군수와 면담을 통해 검정고지 지원을 건의했고,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됐다.
이를 통해 지난 2020년 9명, 지난해 11명, 올해 9명까지 총 29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고졸과정에 합격해 요양보호사를 준비하고 있는 장경미(중국)씨는 아이들을 위해 검정고시에 도전했다.
장씨는 “아이 교육을 위해 엄마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자랑스러운 엄마가 된 것 같아 뿌듯하고, 요양보호사를 통해 이젠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은 완주군 가족센터장은 “상당수 이주여성들이 본국에서 고졸이상을 수학했다. 그러다보니 조금만 도움을 줘도 금방 진도를 따라오고 정말 열심히 한다”고 전했다.
이어 “본국에서의 학력이 인정되지 않아 한국에서 초졸과정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학력을 취득하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며 “항상 도전하고 성취하며 다양한 취업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완주군 가족센터는 오는 8월, 2차 검정고시를 대비한 학력취득지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결혼이주여성은 완주군가족센터(063-231-1037)로 문의하면 된다.
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