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의 백제시대 최대 규모 사찰 미륵사 목탑지 발굴조사 현장 성과가 오는 16일 일반에 공개된다.
익산시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임승경)는 지난 3월부터 추진 중인 미륵사 목탑지 보완 발굴조사를 통해 백제시대 목탑지 기단 내·외부 축조공정 순서와 방법, 중원 목탑과 서원 석탑의 축조 순서, 목탑의 평면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확인돼 16일 오전 10시 발굴현장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인 목탑지는 1981년과 1994년 조사를 통해 잔존 양상과 하부구조의 특징이 확인됐다. 당시에는 잔존한 기단을 중심으로 현황을 확인하고, 탑지 중앙부에 한해 하강 조사만 이뤄져 목탑지의 전체 규모와 내·외부 축조공정을 밝히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보완조사에서는 향후 정비복원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기존에 조사하지 못했던 목탑지 내외부를 중심으로 평면조사와 탐색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목탑지 기단 내·외부 축조공정의 순서와 방법을 확인했다. 목탑지는 과거 지면을 정지한 다음 기단 최하부에 깬 돌과 흙을 쌓아 배수를 원활히 하고, 기단 기초부를 단단히 다져 올렸다. 그 뒤 기초부 상부에는 외부 5~6단, 내부 2단의 석축을 안팎의 다진 흙과 함께 쌓아 올렸다. 석축 내부는 성질이 서로 다른 흙을 시루떡처럼 수평으로 다짐 쌓기 로 기단부를 만들었고 외부는 경사지게 흙을 쌓아 주변부를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외부 탐색조사 과정에서는 중원 목탑과 서원 석탑의 축조 순서를 알 수 있는 근거를 확인했다. 서원 석탑의 경우, 대지조성층을 파고 기초부가 마련된 반면에 중원 목탑의 기초 터파기와 성토는 대지조성 이전에 이뤄져 사역 중심인 목탑지를 중심으로 공간 배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목탑의 평면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상하층 기단부의 굴광 흔적을 확인했다. 과거 목탑지의 유실이 심해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번 조사로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확보했다. 북쪽 기단 일부에서 후대에 개축되었을 가능성도 확인됐다.
백제시대 최대 규모 사찰인 익산 미륵사지는 익산 백제 왕궁지(왕궁리유적)와 더불어 백제 무왕의 익산 경영을 보여주는 백제왕도 유적이다. 특히 미륵사는 『삼국유사(三國遺事)』와 『삼국사기(三國史記)』등 사료와 미륵사지 석탑 출토 금제사리봉영기를 통해 창건과 관련된 내용이 전해지고 있어 역사기록과 고고학자료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중요 유적이다.
익산 미륵사지 발굴조사는 1974년 동탑 조사를 시작으로 1994년까지 3차 15개년에 걸친 체계적인 조사와 2009년 석탑 기단부 발굴조사 등을 통해 백제시대 최대 규모의 사찰로 규명됐다. 미륵사지는 다년간의 조사·연구를 거쳐 3원 병렬식의 독특한 가람배치임이 밝혀졌고, 특별한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7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익산시는 국립문화재연구원 건축문화재연구실과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이번 익산 미륵사지 목탑의 보완조사를 시작으로 고증과복원을 위한 융·복합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익산=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