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카페 개업식 초대장에 소속 기관 명칭과 직위를 게시하고, 개업식에 공무원들을 대거 동원한 전북 김제시 소속 A국장이 중징계를 받게 됐다. 

이날 개업식에 참석한 공무원들 중 일부는 카페 의자 정리, 바닥 청소, 과일 깎기, 답례품 포장 등 사적업무에 동원됐다. 

개업식은 평일에 이뤄졌는데도 A국장을 포함해 김제시 공무원 37명이 대거 참석했고, 이들 공무원 대부분은 연가나 반가 또는 출장을 내지 않고 근무지를 벗어나 카페에 온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도 감사관실 감사결과에 따르면 A국장은 지난 5월 27일 기관 명칭과 자신의 직위가 기재된 모바일 개업식 초대장을 제작한 후 카카오톡을 이용, 자신이 알고 있던 다수의 김제시 공무원에게 발송했다.

A국장은 개업식 전날일 5월 30일에는 B팀장에게 ‘아들 카페 개업식 준비를 도와주라’는 부당한 요구를 했다. 근평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B팀장은 이를 거부하지 못하고 팀 직원 C와 D에게 개업식 준비를 도와주게 했고, 이들은 개업식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A국장의 부당한 요구에 따라 바닥 걸레 청소 등 사적 노무를 제공했다.

또 A국장은 개업식 떡을 떡집에서 찾아와 김제시 소속 12개 실·과와 2개 설계사무소에 배달하는 일도 공무원 E에게 하도록 했다. 공무원 E가 떡 배달과 개업식 참석 등 사적노무에 동원된 시간은 무려 270분에 달한다.

감사관실은 A국장이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 사적 이익을 위해 직위를 사적으로 이용하고, 직무관련 공무원에게 사적 노무를 요구해 제공받는 등 직장 내 갑질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사적 업무로 근무지를 무단이탈하는 등 ‘공무원 행동강령’ 및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을 위반한 A국장의 행위는 ‘지방공무원법’ 제48조(성실의 의무)에 위배된 것으로, 같은 법 제69조(징계사유) 제1항 제1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전북도는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고 A국장에 대해 정직 3개월 처분을 의결, 이를 김제시에 통보했다. 

개업식에 참석한 공무원 중 15명에 대해서는 훈계·주의 조치하도록 했다. 이날 개업식에 참석한 공무원 중 18명은 점심시간이나 출장목적에 해당하는 공무수행 중 음료를 마시기 위해 잠시 카페에 방문한 것으로 판단, 근무지 이탈을 적용치 않기로 했다. 또한 3명은 상사의 강요에 못 이겨 일한 것으로 판단, 인사 처분에서 제외했다.

김제=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