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도 차기 총선은 신입보다는 중진, 정당보다는 인물에 도민들의 선택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전망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무소속 등 외부인사에 대한 ‘조건 없는 복당’을 허용하면서 예견됐다.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복당하면서 권력구조 재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난무했다.
당시 복당한 대표적 인물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꼽힌다. 정 전 장관은 지난 20대 총선 때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당선됐으나,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은 김성주 의원과의 재격돌에서 패배, 야인으로 돌아갔다. 이때 정치권은 정 전 장관의 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던 정 전 장관이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민주당 권력이 재편되자 곧바로 상임고문에 임명됐다. 이 대표는 정 전 장관이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일 때 대선기획단 비서실내 수석부실장으로 활동하고, 정동영 팬카페 ‘정통’(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회장을 맡는 등 정동영계로 분류되던 인물이다. 또한 정청래 최고위원과 4선의 노웅래 의원 등 민주당 중심인물 상당수가 정 전 장관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텃밭인 전북지역에서 민주당 공천 없이도 3선 고지에 올랐던 유성엽 전 의원도 복당에 성공, 단 한 번도 내걸지 못했던 민주당 간판을 꿰찰 수 있게 됐다. 유 전 의원의 목표는 차기총선이다.
최형재 전 민주당 완산을 지역위원장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에게 111표차로 아깝게 석패했다. 이후 21대 총선에서는 당내 경선에 불복,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민주당 후보에게 또다시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정치권은 최 전 위원장의 복당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조건 없는 복당’ 덕분에 곧바로 돌아올 수 있었고 이재명 대표와의 인연으로 차기총선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익산갑에서 내리 3선을 한 이춘석 전 국회사무총장도 차기총선 출마를 서두르고 있다. 이 전 총장은 여당 사무총장, 예결위원장, 기재위원장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중진 부재로 허약할 대로 허약해진 전북정치권에 이 전 총장의 등장은 새로운 활력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중량감 있는 중진들의 대거 등장으로 민주당 텃밭이라는 전북에서도 탈당이나, 낙선 경력 보다는 현안해결 능력 등 ‘인물론’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전북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 체계가 완성되면서 전북정치권은 모두 중앙의 눈치만 보는 변두리로 전락, 제대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며 “도민들에게는 세대교체 바람보다는 지역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중진들의 복귀가 더 신선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