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가 코스타리카와 치열한 승부를 무승부로 마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을 2대 2로 마쳤다. 황희찬의 선제골로 기분 좋게 시작하던 한국은 제르손 베넷에게 멀티골을 허용해 역전을 허용했지만, 손흥민의 프리킥 득점으로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4-1-3-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황의조(올림피아코스)와 손흥민(토트넘) 최전방에 배치됐고, 2선에는 황희찬, 황인범(올림피아코스), 권창훈(김천 상무)이 포진됐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정우영(알 사드)이 홀로 섰다. 포백 수비 라인은 김진수(전북 현대), 김영권(울산 현대), 김민재(나폴리), 윤종규(FC서울)이 호흡을 맞추고, 김승규(알 샤밥)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이 맹공을 펼친 한국이 포문을 열었다. 전반 20분 오른쪽 스로인 상황에서 공격을 전개하던 한국은 윤종규의 땅볼 크로스를 황희찬이 받고, 왼발로 낮게 깔아 선제골을 넣었다.
한국의 기세에 눌리던 코스타리카가 전반 막바지에 동점을 만들었다. 젤슨 토레스가 올린 크로스를 제르손 베넷이 윤종규의 뒤로 들어와 왼발로 밀어 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양 팀은 전반 막바지 득점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전반 4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김진수의 헤더는 살짝 빗나갔고, 전반 44분 황의조의 득점 찬스는 코스타리카의 수비수의 발에 걸렸다. 코스타리카는 콘트레라스의 헤더가 살짝 빗나갔다. 양 팀은 추가 득점 없이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전에도 한국의 기세가 이어졌다. 선수 교체 없이 후반전을 맞이한 한국은 후반 9분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의 공을 가로채고 골키퍼까지 제쳤지만, 황의조에게 연결이 불발됐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던 한국은 뼈아픈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18분 콘트레라스의 헤딩슛을 김승규가 골라인 앞에서 간신히 쳐냈지만, 베넷이 재차 밀어 넣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리드를 내준 한국은 정우영과 김진수를 빼고 손준호(산둥)와 홍철(대구)을 넣었다. 권창훈 대신 나상호(FC서울)도 그라운드를 밟았다.
한국은 좀처럼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후반 23분 황희찬이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를 제친 뒤 황의조에게 연결했지만, 황의조의 터닝슛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왔다. 후반 30분에는 황의조가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를 잡았지만 터치가 길어 슈팅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후반 33분 한국은 황의조와 김영권을 빼고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권경원(감바 오사카)을 넣었다.
후반 35분 경기에 결정적인 변화가 생겼다. 나상호가 황인범의 침투 패스를 받아 침투했는데, 코스타리카 골키퍼 에스테반 바라도가 페널티 박스 밖에서 이를 손으로 잡아 퇴장을 당했다.
한국은 페널티 라인 바로 앞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오른쪽 골문 구석을 뚫는 완벽한 궤적으로 득점하며 2대 2 동점을 만들었다. 교체돼 들어온 골키퍼는 손도 쓰지 못했다. 손흥민의 A매치 34번째 득점이었다.
수적 우위를 잡은 한국은 일방적 공세를 펼쳤으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45분 코스타리카 진영에서 공을 가로챈 손준호가 곧장 슈팅을 때렸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끝까지 득점 찬스를 노린 한국은 추가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고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