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울버햄튼)이 왼쪽 윙어로 나서 코스타리카를 휘저었다.
황희찬은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전반 23분 선제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황희찬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제르손 베넷에게 멀티골을 허용했지만, 손흥민이 후반 프리킥 득점을 넣으며 2대 2로 비겼다.
이날 벤투 감독은 평소 왼쪽 윙어로 활용하던 손흥민(토트넘)을 황의조(올림피아코스)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했다. 손흥민의 자리는 황희찬이 대신했다. 황희찬은 평소 소속팀에서는 왼쪽 측면 날개 자원으로 뛰지만, 벤투호에서는 손흥민과 공존을 위해 평소 오른쪽으로 옮겨 뛴다.
황희찬을 왼쪽 윙어로 활용한 건 지난 6월 칠레와 평가전과 유사한 배치였다. 당시 황희찬은 칠레를 상대로 맹활약을 펼치며 득점을 뽑아낸 바 있다.
이날 풀타임을 소화한 황희찬은 공격수 중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였다. 제 포지션에서 뛰는 황희찬은 그의 별명인 ‘황소’처럼 그라운드를 빠른 스피드로 거침없이 질주했다.
황희찬은 전반 3분 왼쪽 측면에서 코스타리카 수비수들을 절묘하게 제친 뒤 예리한 크로스를 올려 황의조의 헤딩슛을 끌어냈다.
재빠른 움직임을 이어간 황희찬은 전반 28분에 선제골을 올렸다. 윤종규(FC서울)가 상대 진영 우측면에서 중앙에 있던 황희찬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황희찬은 왼발로 낮게 깔아 골망을 갈랐다.
대표팀은 황희찬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갔다. 황희찬 쪽을 집요하게 노려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38분에는 상대 수비에 막혔으나 손흥민, 권창훈(김천 상무)이 연달은 슛도 황희찬의 돌파로부터 이어졌다. 후반 3분 스피드를 활용해 페널티킥을 유도했지만, 휘슬이 울리지 않았다. 후반 23분에도 황희찬은 돌파 이후 황의조에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지만, 아쉽게 황의조의 슛은 골대를 맞고 나왔다.
황희찬에게는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는 경기였다. 최근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하고 있는 그에게, 자신감을 끌어 올릴 수 있는 한 방이다.
황희찬은 소속팀 울버햄튼에서 첫 경기인 리즈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도움을 올렸지만, 이후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주전 자리도 이적생들에게 밀리면서 최근 교체로만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 돌아온 황희찬은 달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굳은 신임을 재확인하며 3개월 전처럼 깔끔하게 포문을 열었다.
경기 후 황희찬은 “어떤 포지션에서 뛰든 상대의 수비를 흔들면서 동료들이 골을 넣을 수 있게 돕고 싶다. (손)흥민이형과 바꿔가며 서로 도우면서 하고 있다”라면서 “오늘 더 많은 골을 넣고 팀을 더 좋은 상황에 놓이게 만들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홈에서 지지 않은 점은 긍정적이다. 앞으로 더 맞춰 간다면 좋아질 것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