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환율 개입으로 엔저와 전쟁…“효과 없을 것”

日, 환율 개입으로 엔저와 전쟁…“효과 없을 것”

기사승인 2022-09-24 19:08:46
잇다른 엔저(엔화 약세) 충격에 일본 정부가 엔화를 사들였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엔화 가치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4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단기 정책 금리는 -0.1%, 2년물 국채 금리는 -0.07%로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의 정책금리는 3∼3.25%, 2년물 국채 금리는 4.11%로 일본보다 월등히 높다.

미국은 금리를 높여 달러를 회수하는 반면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로 엔화를 공급량을 늘려 엔화 가치 하락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145.90엔(일본은행 집계 기준)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일본은행과 일본 정부가 달러를 팔아 엔화를 사들이는 외환 개입을 하면서 140엔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튿날 런던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143엔대로 다시 올랐고 개입의 약발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JP모건은 “1990년대 후반 일본의 개입에서 얻은 교훈은 시장의 초기 반응이 가장 커지기 쉽다는 것”이라며 “이번에도 결국 헛된 개입으로 끝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일본의 금리 인상 없이는 외환 개입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본의 엔저 대응에 쓸 수 있는 실탄도 마땅치 않고, 주요국 공조 효과 없이 단독으로는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재무성이 공개한 ‘외화 준비 등의 상황’ 통계를 보면 8월 말 기준 일본의 외화 준비고는 약 1조2921억달러였다. 이 가운데 약 80.2%인 1조368억달러가 미국 국채 등으로 보유하고 있어 당장 현금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엔저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은 약 1361억달러(약 194조원)에 그친다.

미일 관계의 특수성 등에 비춰보면 일본 정부가 미국 국채를 활용해 외환 개입을 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유럽 등은 일본의 외환 시장 개입 소식에 공조 개입에 나서지 않았다며 일제히 선을 그었다. 단독 개입으로는 글로벌 달러화 강세 추세를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도 일본이 완화적인 통화 정책과 외환 시장 개입에 나섰으나 엔화 약세 기조가 단번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보원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의 내외 금리차가 더 확대될 수 있는 환경이고, 달러인덱스가 빠르게 회복했다는 점에서 엔화 약세 기조가 단번에 해소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다른 국가들의 외환 개입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환율과 증시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최 연구원은 “러시아의 동원령 발표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진 만큼 다음 달에도 엔화 가치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며 “환율 변동성에 대응 가능한 일본 상장지수펀드(ETF)로 ‘KINDEX 일본Nikkei225(H)’ , 정책 수혜 기대 업체로 동일본·서일본 여객철도, 이세탄 백화점 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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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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