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권(남원, 구례, 산청, 함양, 하동)의 300여명의 주민들이 지난 25일 ‘세계기후행동의 날’을 맞아 남원시가 지리산 정령치에 추진하는 ‘친환경 전기열차’ 건설에 반대하는 대규모 문화행사를 열었다.
이날 지리산권 주민들은 정령치 주차장에서 고기리 댐까지 걸어내려 오는 행진을 시작으로, 고기리 댐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저녁 5시에는 남원시 근린공원에서 시민 문화제를 함께했다.
지리산 정령치는 친환경 전기열차가 들어설 예정구간으로, 특히 고기 삼거리부터 고기리 댐까지는 조만간 시범 노선 1km를 설치하겠다는 곳이다.
정령치에서 걸어 내려온 사람들은 “이렇게 좋은 곳에 산악열차를 놓으면 일반 차량도 못 다니고, 자전거도 못 다니고, 걸어 다닐 수도 없을 것”이라며 “진짜 환경을 생각한다면 산악열차가 아닌 전기 버스를 운행하면 될 일”이라고 볼 멘 소리를 냈다.
도통동성당 생태환경분과 대표 김양오씨는 “산악열차 시범구간인 고기리 지역은 6.25전쟁 때 대규모 양민학살이 있었던 곳으로, 관광열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이며 전기배터리를 달고 다니는 무거운 산악열차의 진동으로 낙석위험이 매우 커서 또 다른 희생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는 도통동 성당 송년홍 신부와 전주교구 5명의 사제가 함께 집전했다.
미사가 끝난 뒤 남원시 근린공원에서 열린 시민문화제에는 지리산권 다섯 곳에서 온 주민들이 공연과 발언을 이어갔다.
남원의 지리산 노래패 임종명씨는 “소음을 측정하는 측정기를 가져와 행사의 소리를 측정했다. 산악열차의 소음이 90데시벨이라고 하는데, 오늘 난타공연과 노래패의 가장 큰 노랫소리가 85였다”면서 “이렇게 큰 소리에 매일 시달리면 어떤 동물이 남아 있겠고, 주민들이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지리산산악열차반대대책위, 도통동성당 생태환경분과, 남원작은변화포럼이 주최했다.
남원=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