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가 축구계 ‘최고 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2010년대 축구계는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양분했다. 한 해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수여하는 발롱도르 상을 쓸어 담았다(메시 5회, 호날두 4회). 두 선수를 제외하고 이 시기 발롱도르 수상을 기록한 선수는 레알 마드리드의 루카 모드리치(2018년)밖에 없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메시와 호날두의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었고, 뒤를 이을 후계자로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와 홀란드가 떠올랐다. 두 선수는 아직 20대 초반의 나이임에도 엄청난 활약을 펼치면서 축구계의 ‘쌍두마차’로 떠올랐다.
이 중 홀란드의 최근 기세가 심상치 않다. 2000년생인 홀란드는 신장 194㎝, 체중 88㎏로 큰 체구임에도 폭발적인 스피드와 강력한 슈팅 능력 등 공격수로서 갖춰야 할 능력을 모두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노르웨이 2부리그 축구팀 브뤼네FK에서 16살에 1군 데뷔한 홀란드는 몰데FK(노르웨이), 레드불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도르트문트(독일)를 거쳤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잘츠부르크 시절에는 27경기에서 29골 7도움을, 도르트문트에서는 88경기 85골 23도움을 기록했다. 2019~2020시즌부터 3시즌 연속 20골 이상을 기록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공격수로 떠올랐다.
홀란드가 엄청난 득점 페이스를 펼치자 많은 팀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경쟁을 펼쳤고, 최종 승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됐다. 레전드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떠난 뒤 스트라이커 부재를 겪은 맨시티는 홀란드 영입에 사활을 걸었다. 홀란드의 이적료는 바이아웃(구단 의사와 상관없이 선수와 바로 합의) 금액인 6000만 유로(한화 약 809억원)였는데, 저렴하다는 평가까지 뒤따를 정도였다.
홀란드는 맨시티 이적 후 적응 기간도 필요 없이 득점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올 시즌 리그 경기 포함 11경기 17골을 넣었다. EPL 기록은 8경기 14골로, 2위 해리 케인(토트넘)의 7골과는 2배 차이가 난다.
특히 최근 3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EPL 역대 최단기간 3회 해트트릭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전 기록이 마이클 오언의 48경기임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기록이다.
지난 3일에는 맨시티의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맞대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2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는 등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반면 맨유의 호날두는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2010년대 최고 스타 앞에서 대관식을 치른 홀란드다.
이번 해트트릭을 포함해 홀란드는 유럽 무대에서 공식전 100경기를 소화하면서 103골을 넣었는데, 이는 전설적인 공격수 호마리우(90골), 호나우두(86골), 루이 반 니스텔루이(77골) 보다 빠른 페이스다.
수많은 축구 전문가들도 홀란드를 향해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과거 맨유의 골문을 지킨 피터 슈마이켈은 “홀란드는 이미 EPL 최고의 선수다. 그는 호날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등 모든 슈퍼스타를 합친 것 같다”고 극찬했다. 아르센 벵거 전 감독 역시 “그는 완전한 괴물이다. 언제나 득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타고난 골잡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타고난 골잡이다. 티에리 앙리, 앨런 시어러, 호날두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라고 말했으며, EPL 최다 득점 기록자 시어러(260골)는 “맨시티를 정상으로 인도할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