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한 시즌 성패가 갈린 ‘역대급 더비’ 2연전이 열린다.
울산과 전북은 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2022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준결승전을 치른다. 3일 뒤인 8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2’ 35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 2연전은 그야말로 올해 농사가 달린 대결이다. 두 팀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탈락하며 리그와 FA컵 두 대회를 놓고 자웅을 다투고 있다. 이번 2연전의 결과로 최대 ‘더블(시즌 2관왕)’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승부는 쉽사리 점칠 수 없다. 두 팀의 역대 전적 통산 107전 40승 29무 38패로 전북이 근소하게 앞선다. 2022시즌에도 1승 1무 1패로 호각세다.
먼저 치러지는 FA컵 준결승전은 ‘기선 제압’의 무대다. 이번 경기의 승자는 결승전에서 FC서울과 대구FC 간 맞대결의 승리팀을 상대한다. 반대편 조가 올해 K리그 파이널 스플릿B로 떨어진 상대적인 약체라 우승이 유력한 상황이다.
울산은 FA컵에서 1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전북은 4번의 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 FA컵에서 두 팀의 가장 최근 맞대결은 2020년 결승전이었는데, 당시 전북이 승리하면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리그에 비해 살짝 무게감이 떨어지는 FA컵이지만 쉽사리 지나칠 수 없는 노릇이다. FA컵의 결과가 곧바로 이어지는 리그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FA컵 이후 펼쳐지는 리그 경기는 양 팀의 우승이 달린 '승점 6점‘짜리 경기다. 최근 3년간 준우승에 그친 울산이 34라운드 기준 승점 69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전북이 5점 뒤진 승점 64점으로 바짝 쫓고 있다.
이 경기에서 울산이 승리할 경우 두 팀의 격차가 8점차로 벌어지면서 우승의 ‘9부 능선’을 넘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북이 승리하면 2점차로 좁혀지게 돼 또 한 번의 ‘역전 드라마’를 꿈꿀 수 있다.
양 팀의 최근 기세는 나쁘지 않다. 울산은 지난 1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에서 3대 0으로 승리했고, 같은 날 전북도 포항 스틸러스를 3대 1로 꺾었다.
부상으로 한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양 팀의 핵심 선수들도 이번 2연전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울산은 골키퍼 조현우와 공격수 엄원상, 전북은 수비수 홍정호가 부상에서 돌아와 34라운드 일정을 소화했다.
양 팀 사령탑은 이번 2연전에 대한 각오를 지난달 28일에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드러낸 바 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전북이 원하는 시나리오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우리가 꾸준히 1등을 하고 있다.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다. 우린 지금의 흐름을 믿는다”고 말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 역시 “울산과 우리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고, 결국 우리가 역전 우승을 했다. 올 시즌도 흥미진진하다”라면서 “두 경기 모두 결승전이라고 생각한다. 경중을 따지기엔 놓칠 수 없는 경기들”이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