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의 A고등학교에서 신규 여교사가 같은 학교 부장교사로부터 지속적인 성희롱과 스토킹 피해를 호소한데 대해 ‘정읍 A고 성폭력 대책위원회’가 전북교육청에 특별감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지난 24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읍 A고등학교에서 교사가 동료교사에게 지속적으로 성적괴롭힘을 당한 사건에 대해 즉각 파면 조치와 2차 피해예방,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한 바 있지만 학교 측은 가해교사에게 솜방망이 징계로 복귀할 길을 열어주었다”며 “대책위와 연대 단체 일동은 가해교사와 학교 재단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즉각 파면할 것을 다시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해당 가해교사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피해교사가 갓 채용된 다음해부터 약 1년간 선배교사 지위를 남용해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메시지를 하루에 40개에서 많게는 150여개까지 보냈다. 

메시지 내용을 보면 ‘술 먹으면 생각난다’, ‘널 책임지고 싶다’에서부터 ‘잘 살아라 XX야’, ‘난 널 죽일거다’, ‘살인하고 싶어요’와 같은 협박 문자도 반복됐다. 더욱이 ‘미친다 헬스장 할매 껄떡거려’ 등의 성적으로 저속한 의미를 담은 메시지도 다수 이어졌다. 이런 끔찍한 내용의 메시지들은 야간 시간대와 명절 연휴에도 계속 이어졌다.

학교 측은 피해교사의 간절한 호소에도 가해교사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피해자가 노동부에 신고하고 재단이 사안처리 미흡으로 500만원의 과태료를 받은 후인 올해 2학기가 돼서야 피해자와 가해자의 교무실을 분리시켰다. 

이에 전교조 전북지부가 파면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읍지역에서 대책위까지 꾸려지자 지난 18일 학교 측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정직 2개월을 의결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정직 2개월은 겨울방학 후 새 학기 시작에 맞춰 다시 복귀하라는 의미나 마찬가지”라며 “결국 피해교사는 다시 한 공간 안에서 가해교사와 근무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대책위는 “법령은 징계의결 요구 중일 때나 성비위로 조사받는 경우 교원를 직위해제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며 “이번 성적 괴롭힘 사건과 적절히 대응하지 않은 학교와 재단 관계자들,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다른 사건들에 대해서도 전북교육청에 특별감사를 요구하고, 경찰에 형사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