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집값 거품 떠받치기를 위한 무분별 규제완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말했다.
4일 경실련은 입장문을 통해 “어제 정부가 서울 투기지역 대폭 해제를 발표했다”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4번째 규제완화 조치로 5일부터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투기과열지구, 저장대상에서 해지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가 주택가격 지속 하락, 거래량 감소 등에 따라 시장 연착륙 지원 필요성이 높아져 투기지역을 해제했다고 밝혔으나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윤 정부 출범한 지난해 5월 12억8000억원에서 12월 12억7000만원으로 7개월간 겨우 1000만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7년 5월 6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도 두 배 이상 비싸다”며 “그럼에도 규제완화를 단행하는 것은 집값 거품을 떠받치고자 하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의 억지정책으로 집값거품이 제때 꺼지지 않는다면 향후 집값 상승기 도래 시 지난 정권에서 벌어졌던 집값 상승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실련은 “부실하게 운영되는 분양가상한제를 거주의무 및 공사비 인상기준 완화로 더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며 “이마저 사라진다면 비싼 가격에 분양되는 새 아파트는 가격이 빠르게 상승해 기존 집값까지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매제한 축소에 대해서는 “투기가 아닌 실주거 목적으로 집을 구매한 사람이라면 전매제한에 큰 제약을 느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럼에도 전매제한을 대폭 완화한 것은 투기꾼들에게 집 사재기에 나서라는 신호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LTV 상향과 2주택자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이는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된 ‘빚내서 집사기’를 떠올리게 한다”며 “금융규제 완화로 서민들이 집값 거품을 감수하고 집 사기에 나선다면 집값 폭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정부는 무분별한 규제완화를 중단하고 공공의 역할을 강화해 집값거품을 꺼뜨려야 한다”며 “건설원가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후분양제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 다시 집값 폭등을 발생시켜 온 국민을 고통에 빠뜨린다면 현 정부도 정권교체를 피할 수 없음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