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7연속 인상 결정했다. 7연속 기준금리 인상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기준금리는 3.50%가 됐다.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결정을 한 배경에는 ‘고물가’가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올해 처음으로 통화정책 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3.50%p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면서 지난 2020년 5월 0.50%p로 최저점을 찍은 이후 2021년 8월 0.25%p 인상을 단행하면서 15개월만에 인상됐다.
이후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이번 금통위까지 약 1년5개월 사이 0.25%p씩 여덟 차례, 0.50%p 두 차례 인상하면서 총 3.00%p가 올라갔다.
한국은행에서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두고 ‘물가’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한은이 13일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는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11월 전망치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물가 오름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돼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먼저 국내 경제가 수출의 큰 폭 감소와 소비 회복 흐름의 약화 등 성장세 둔화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상승 등 영향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경제 성장률은 지난 11월 전망치(1.7%)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시장안정화 대책과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등으로 불안이 완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환율과 장기시장금리가 하락하고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스프레드가 축소됐다. 하지만 비우량 채권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담보부 기업어음(PF-ABCP) 등에 대해서는 높은 신용 경계감이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물가는 가공식품 가격 상승 폭이 확대되고 전기·가스 요금 인상 영향 등으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2월중 5% 내외 흐름을 보이다 점차 낮아져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 3.6%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폭,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다.
금통위는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다만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