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고객의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이 가장 낮은 곳은 하나은행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농협은행으로 조사됐다.
은행연합회는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을 공시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자가 취업이나 승진, 재산 증가 등으로 신용 상태가 개선되면 금융사에 금리를 내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개인뿐 아니라 법인, 개인사업자도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할 수 있다.
5대 은행의 금리인하 수용률을 보면 농협은행이 69.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우리은행 37.9%, 국민은행 36.9%, 신한은행 33%, 하나은행 26.9% 순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낮은 수용률과 관련해 “2022년 하반기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하나은행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인하금리와 건당 이자감면액은 각각 0.40%p(포인트)와 약 25만1000원으로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큰 폭”이라고 해명했다.
5대 은행의 평균 인하금리는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이 0.40%p,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0.20%p, 우리은행이 0.12%p를 보였다. 가계대출만 놓고 봐도 농협은행이 평균 0.40%p로 가장 많은 금리를 인하했고, 뒤이어 하나은행이 0.36%p, 신한은행이 0.25%p, 국민은행이 0.17%p, 우리은행이 0.10%p 이자를 낮춰줬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케이뱅크가 35.7%의 수용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았다. 카카오뱅크는 23.4%, 토스뱅크는 19.5%의 수용률을 기록했다. 다만 인하금리는 토스뱅크가 평균 0.70%로 가장 높았고, 케이뱅크는 0.44%, 카카오뱅크는 0.30%를 인하해 준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은행 가운데는 부산은행의 수용률이 58,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북은행 48%, 광주은행 44.3%, 대구은행 35.3%, 경남은행 19.3%, 제주은행 10.2% 순이다.
금융감독원은 국민의 금융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대 민생침해 금융범죄 대응방안 및 금융부담완화대책 민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이를 강조했다.
그는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를 통해 차주의 이자부담 완화를 유도하겠다”며 “전 금융권에 걸쳐 국민의 금융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상생금융의 토대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