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겐’ 황성훈 “5연전이 진정한 시험대, 거산 같은 T1 가장 경계” [인터뷰]

‘킹겐’ 황성훈 “5연전이 진정한 시험대, 거산 같은 T1 가장 경계” [인터뷰]

"바이퍼 오더 아녔다면 최단 경기 기록도 가능했을까요?"

기사승인 2023-03-03 11:58:25
한화생명e스포츠 탑 라이너 '킹겐' 황성훈.   라이엇 게임즈

킹겐 "바이퍼 오더 아니었다면 최단 기록 세웠을까요?" 😉 "T1은 거산 같은 팀, 우린 조직력 앞서" | 2023 LCK 한화생명e스포츠 vs 농심 레드포스 | 쿠키뉴스

한화생명e스포츠의 탑 라이너 ‘킹겐’ 황성훈이 운명의 5연전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한화생명은 2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2라운드 농심 레드포스와의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2대 0으로 완승했다. 5연승을 달린 이들은 9승(4패)째를 기록, 3위 젠지e스포츠(이하 젠지)와 격차를 득실 내로 좁혔다. 

일방적인 경기 양상이었다. 1세트를 25분도 안 돼 끝 낸 한화생명은 2세트는 18분 만에 승리로 장식했다. 올 시즌 최단 경기 기록이다. 역대 최단 경기는 2020 LCK 서머 아프리카 프릭스(현 광동 프릭스)와 설해원 프린스의 2라운드 맞대결이다. 당시 16분54초 만에 아프리카가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쿠키뉴스와 만난 황성훈은 “오늘 역대 최단 기록 2위를 달성해서 단순 2대 0으로 이긴 것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기록이 된 것 같아 기분이 더 좋다”고 기뻐했다. 황성훈은 “나는 (기록을) 의식하지 않았는데 ‘제카’ 선수는 의식했다고 하더라. ‘바이퍼’ 선수는 어차피 천천히 해도 이기니까 굳이 빨리 끝내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었다. 나와 제카 선수는 멀리서 쏴댈 수 있는 챔피언이라 부담이 없어서 상대가 잘 맞아주는 것 같으면 더 빨리 끝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계속 가보자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배경을 전했다.

그는 “우리가 쌍둥이 타워를 밀고 나서 미드 억제기 타워를 밀고 다시 진출했던 장면이 있다. 바이퍼 선수가 미드부터 깨자고 오더를 했다. 만약 그 오더가 아니었다면 망했거나 우리가 리그 최단 기록을 세웠거나 둘 중 하나였을 것 같다”면서도 “2위도 충분히 만족한다”고 웃었다.

한화생명은 2라운드 들어 치른 4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경기 시간이 길어 붙은 ‘느린 팀’이라는 꼬리표도 조금씩 떼어내는 중이다. 3일 오전 기준 한화생명은 올 시즌 평균 경기 시간이 33분53초로 브리온(34분37초·7위)에 이어 2번째로 길다. 하지만 직전 광동전을 기점으로 평균 경기 시간을 줄여나가고 있다.

황성훈은 달라진 경기력에 대해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상대적 강팀보다는 약팀과 연속적으로 경기가 있어서 기세를 잘 타며 경기력이 우상향을 그린 것이다. 두 번째는 콜적인 노이즈를 줄이고 게임 방향성을 통일하면서 경기력의 기복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처음엔 게임 목표를 설정을 할 때 개개인이 자기가 해야 될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했다. 한 명이 삐끗하면 나머지도 한 명에 휩쓸려서 좋지 않은 상황이 벌어졌다”며 “요즘은 하나로 목표 설정을 하면 다섯 명이 자신이 해야 될 일을 정확히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주로 탱커 챔피언을 꺼내들었던 황성훈은 2세트 ‘제이스’를 꺼내 활약했다. 황성훈은 “제이스라는 픽 자체가 고밸류(value) 픽이다. 언제든 제이스를 꺼내들 자신은 있었다”면서도 “우리 팀 컬러상 제이스는 양날의 검이다. 바텀이 라인전을 강하게 해야 하는 스타일인데, 정글러는 몸이 하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거듭 탱커를 플레이하면서 편견 아닌 편견도 생긴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황성훈은 “사람들에게 그렇게 비춰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어떻게 보면 내가 탑 주도권을 터뜨리는 식의 게임 방향성을 많이 보여주지 않아서 팬들이 그렇게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내 고점의 경기력을 보면 보통 다 딜러였다. 그래서 (이번 제이스 픽이) 나도 ‘이런 파격적인 게임도 잘 하는 사람이다’라고 어필한 픽이 아니었나 싶다”고 전했다. 

한화생명은 오는 4일부터 디플러스 기아(DK·3위), KT 롤스터(6위), T1(1위), 젠지(3위), 리브 샌드박스(6위) 등 강팀과 차례로 맞붙는다. 독주 체제를 구축한 T1에다가, 나머지가 모두 1라운드 패배를 안긴 상대인 만큼 한화생명의 상위권 경쟁력을 가늠할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황성훈은 운명의 5연전에 대해 “자신 있다. 이 기세를 끝까지 몰아서 다 이길 생각을 하고 있는 상태다”라면서 “그간 연승을 한 것은 좋지만, 이제 정말 시험대에 오르는 거다. 이제부터가 증명이라고 생각해서 그간 보여드렸던 모습 그 이상의 경기력으로 다 이겨내겠다”고 각오했다.

가장 경계되는 팀으로는 독주 체제를 구축한 T1(12승1패)을 꼽았다. 한화생명은 올 시즌 T1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긴 팀이다. 황성훈은 “최근 폼도 그렇고 정말 거산 같은 느낌이다. T1을 꺾을 만한 실력이 된다면 누구나 다 이길 수 있는 물증이 되는 느낌이라 가장 T1을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T1과 비교해) 우리만이 갖고 있는 강점은 조직력이다. 우리 팀을 상대로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가지 못하면 역전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