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5대 증권사의 1분기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1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5대 증권사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우려는 과도한 기우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11일 신한금융투자증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키움증권 등 국내 5대 상장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전망치는 92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151.1% 증가한 수치다. 주식시장 반등, 거래대금 증가, 시장금리 하락 등 우호적인 거시 환경 덕분에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수준의 분기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설명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0.8%, 24.8% 상승 마감했다. 거래대금은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8.0조원(+4.3%), 9조6000억원(+79.9%) 증가하며 17조6000억원(+35.3%) 늘었다. 신용잔고와 고객예탁금도 18조5000억원(+13.2%), 50조6000억원(+7.6%) 증가했다.
임희연 수석연구원은 “행동주의펀드의 부상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 및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 로봇 테마 중심의 주가 상승, 2차전지 테마 급등 등으로 주식시장으로 유동성이 유입됐다”며 “경기둔화 및 일부 글로벌 은행 부실화 등의 영향으로 금리도 가파르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당 규모의 채권평가손익이 인식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위기론을 불러온 부동산 PF 우려와 관련해서는 “증권업종 전반적인 유동성 및 신용리스크 관련 우려는 제한적”이라며 “작년 레고랜드 사태 및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사태로 단기금리가 급등했으나, 이후 50조원+알파 규모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와 약 28조원 상당의 건설사 정책금융 지원으로 단기자금시장은 안정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준의 긴축 완화 기대감까지 감안하면 작년과 같은 돈맥경화 현상이 발생할 개연성은 다소 낮다”고 평가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의 증권사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10.38%로 1년 전보다 6.67%p 올랐다. 그동안 일부 증권사들이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브릿지론(사업 초기 토지 매입 및 인·허가용 단기 차입금) 영업을 늘린 가운데 지방 상가 및 오피스텔 관련 브릿지론을 빌린 사업자들이 돈을 갚지 못하자 연체율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임 수석연구원은 PF 부실화 관련 우려가 남아있지만 “현재 커버리지 증권사들의 경우 부동산 PF 관련 과도한 우려는 기우로 판단된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져는 28.7%로 추정된다”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부동산 PF 관련 손실을 자기자본으로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양적 부담은 여신전문회사, 저축은행 등 타 업권에 비해서 낮으며, 대형사는 중소형사 대비 브릿지론 부담이 적다“고 부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