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둔화, 증시 상승 신호탄?...휘발유·경기침체 ‘변수’

美 물가 둔화, 증시 상승 신호탄?...휘발유·경기침체 ‘변수’

미 3월 CPI 상승률, 시장 전망치 하회
휘발유 가격 급락 영향, 재상승 우려
연준 당국자들, 완만한 경기침체 경고

기사승인 2023-04-13 10:33:57
뉴욕증권거래소. EPA, 연합뉴스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속도조절과 증시․코인시장의 강세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에너지 가격 변동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미국 노동부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5% 상승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기록(6.0%)보다 상승 폭이 둔화한 것으로 2021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5.1%)보다도 낮다. 

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앞으로 미국 연준의 긴축 속도조절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SVB) 파산과 고용지표 둔화 등의 현상도 속도조절 기대감을 부추긴다. 

한지영 키움증권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p) 인상 이후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가능성은 높아진 듯하다”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지난해와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증시 친화적으로 변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먼저 3월 CPI 상승률 둔화는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이후 에너지 가격의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휘발유 가격이 급락한 영향이 존재한다. 특히 휘발유 가격 급락으로 내려온 물가는 언제든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4월 첫째주 OPEC+감산 이후 유가가 재차 오르면서 미국 휘발유 평균가격은 전주 대비 2.4% 상승했다”며 “유가의 기저효과가 반영된 헤드라인 물가 상승폭의 축소보다 근원 물가의 경직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3월 CPI에서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품비용을 제거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5.6%, 전월 대비 +0.4%로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증시나 코인시장의 상승 기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발표된 3월 FOMC 의사록에서 연준 경제팀은 경기 상황을 두고 은행 불안 등으로 인해 “(올해 후반부터) 완만한 침체(mild recession)와 이후 2년간의 회복세를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미 증시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12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1%, 나스닥지수는 0.85% 떨어졌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리안 스위트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연준 당국자들이 공개적으로 침체를 기본 시나리오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향후 전망 과정에서 완만한 침체나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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