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개입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19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 전 대변인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이 자리에 서게 돼 상당히 유감”이라며 “누구의 명예를 훼손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단 한 번도 천공 이외 다른 사람의 이름을 거론한 적 없다”며 “(천공의) 관저 개입 의혹도 제가 이야기한 적 없고, (천공이 관저에) 다녀갔다 정도만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고발 조치에 대해서는 “출판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있고 국민 알권리가 있다”며 “책에 적은 내용 자체가 합리적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1세기 민주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이뤄진 일인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날 부 전 대변인을 명예훼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천공 의혹을 둘러싼 발언 의도와 사실관계를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육군총장 관저 등에서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했으나 천공이 출입한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3월 영화 2000편 분량의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했으며, 인위적으로 삭제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부 전 대변인은 저서 ‘권력과 안보’ 등을 통해 “지난해 4월1일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 행사에서 남영신 당시 육군총장으로부터 ‘천공이 대통령직인수위 고위 관계자와 함께 한남동 육군총장 공관과 국방부 영내에 있는 육군 서울사무소를 방문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2월3일 “역술인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였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가짜 의혹을 제기한 것은 공무원들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악의적 프레임”이라며 부 전 대변인과 그의 주장을 기반으로 해당 의혹을 보도한 기자 2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