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 후 평생 복용 ‘면역억제제’, 중단 가능성 열려 外 [병원N]

신장이식 후 평생 복용 ‘면역억제제’, 중단 가능성 열려 外 [병원N]

기사승인 2023-05-19 18:22:59


평생복용 필요한 면역억제제, 끊어도 건강한 유전자 특징 규명

신장이식 이후 이식된 신장이 우리 몸 면역체계로부터 공격받지 않기 위해선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이는 감염, 악성종양, 당뇨병, 고지혈증, 신독성을 유발해 환자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러한 이유로 면역억제제를 소량 혹은 복용하지 않더라도 거부 반응이 발생하지 않는 상태 ‘면역 관용’을 확인하는 것은 신장이식 환자에게서 매우 중요하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의 혈액검사로 면역억제제를 중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18일 전했다.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 교수팀은 면역관용 환자 4명의 혈액 검체를 단일세포 분석법을 이용해 연구했다. 그 결과 면역관용 환자는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나 거부반응 발생 환자와 비교해 면역 세포 분포와 유전자 발현 양상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 분석 결과 면역세포인 미성숙 B세포와 조절 T세포가 면역관용 환자에서 증가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연구에서 주목 받던 B세포와 T세포 외에도 NK 세포와 NKT 세포가 면역관용 환자에서 증가돼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선천면역세포도 면역관용에 기여한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오 교수는 “신장이식환자의 면역관용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밝히기 위한 연구는 많았지만 단일세포 분석법으로 상관관계를 규명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공동 책임연구자인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는 “향후 진료 현장에서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의 혈액검사로 면역억제제를 중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선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 ‘난청 검사’, 생후 3주 이후도 의미 있어

기존에 생후 3주까지만 시행하던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난청 진단검사를 생후 3주 이후에 시행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생후 3주 이후에도 거대세포바이러스로 인한 난청을 진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선천성 난청 환자의 경우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을 예상하고 맞춤형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은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선천성 감염 중 하나로, 감염되면 5명 중 1명은 난청, 시각장애, 지적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장애를 갖게 된다. 특히 소아의 비유전성 선천성 감각신경성 난청의 20%는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것이다. 

보통 생후 3주 이내에 소변, 타액 혹은 혈액에서 바이러스를 검출해 진단한다. 문제는 3주라는 기간이 짧고, 체계적인 검진 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진단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에 연구팀은 4개의 다른 난청의 형질과 원인을 가진 그룹의 거대세포바이러스 검사 결과를 비교해,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청을 가진 신생아의 진단 기준을 세우고 3주가 지난 신생아의 경우에도 선천성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치료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2010~2020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거대세포바이러스 검사인 PCR 검사와 소변배양 검사를 시행 받은 환자 104명의 데이터를 네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거대세포바이러스 PCR 검사상 양성인 비율이 선천성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을 진단받은 그룹과 유전자 검사, 영상 검사 등을 통해서도 원인을 밝히지 못한 선천성 난청 환자 그룹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병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태어난 지 3주가 지난 신생아를 대상으로 거대세포바이러스 검사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음이 밝혀져,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맞춤 치료 계획을 세울 근거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근육 적은 비만 환자, 근지방증 위험 4배

노화와 신체활동 감소 등의 영향으로 근육량과 근기능은 줄어드는 한편 지방량은 늘어나는 근감소성 비만 환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근감소성 비만 환자는 근육의 질도 저하되는 ‘근지방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근지방증은 마치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처럼 근육에 지방이 축적돼 근육의 질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정창희·조윤경, 건강의학과 김홍규 교수팀이 건강검진 수검자 1만 3000명의 복부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근감소성 비만 그룹에서 근지방증이 발생할 위험이 정상 그룹에 비해 4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12~2013년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가운데 간이나 심혈관 등에 질환 발생 이력이 없는 1만3612명의 복부 CT 영상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근지방증을 가진 비율이 근감소증도 비만도 아닌 정상 그룹(310명)에서는 17.9%였던 반면, 근감소성 비만 그룹(9,353명)에서는 54.2%로 나타났다.

정창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근지방증과 근감소성 비만은 서로 부정적 시너지를 내기 때문에 대사 건강을 위해서는 내장지방을 감량하는 것뿐만 아니라 근육의 양과 질을 함께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홍규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교수도 “질 좋은 근육을 늘리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과 더불어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개원 92주년 기념식 성료 

건국대병원이 지난 12일 병원 지하 3층 대강당에서 개원 92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황대용 의료원장, 유광하 병원장 등 원장단과 교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의료원장 축사와 병원장의 기념사를 비롯해 연구업적상, 진료업적상, 장기근속상, 모범상 시상식 등이 진행됐다.

황대용 의료원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 데이터분석, 원격 의료 및 연결장치의 발전이 의료서비스를 빠르게 재편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우리 병원은 디지털 인프라를 환자 개인맞춤형으로 전환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개개인에 따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광하 병원장은 기념사에서 “올해는 우리 병원이 다시 한번 크게 도약하는 해”라며 “지난 92년 끊임없이 발전해 온 것처럼 앞으로의 100년 또한 우리 구성원의 단결된 노력과 병원에 대한 사랑으로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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