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승인을 받기 위해 미국·유럽연합(EU) 등 해외 규제 당국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조 회장은 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례 총회를 계기로 가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합병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여기에 100%를 걸었다”면서 “무엇을 포기하든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나는 확고하며, 온 힘을 다해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020년 11월부터 아시아나 인수합병을 추진한 대한항공은 한국을 포함한 총 14개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14개국 가운데 한 곳이라도 두 곳의 기업결합이 시장의 경쟁구도를 해친다고 보고 불승인할 경우 합병은 사실상 무산된다. 현재 11개국이 결합을 승인했으며, 유럽연합(EU)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3개국의 승인이 남아 있다.
나머지 3개국의 승인은 현재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17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심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EU는 오는 8월 두 항공사의 합병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여기에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을 막기 위한 소송을 검토 중이라는 미 현지 언론의 보도까지 나왔다. 지난달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소식통을 인용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되면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여객과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운송 경쟁력이 하락할 것을 우려해 법무부가 합병 저지를 위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회장은 미국과 유럽의 기업결합 심사에 난기류가 흐르는 상황에서 승인을 받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규제 당국의 요구도 한 발 물러나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그들(미국, EU, 일본)은 더 많은 경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좋은 해결책을 갖고 있다고 믿으며, 그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